총성없는 전쟁은 시작되었다.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롯데의 주전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는 올 시즌 정수근(31, 좌익수)-김주찬(27, 중견수)-카림 가르시아(33, 우익수)로 외야진을 구성했지만 음주 폭력 사건에 연루된 정수근의 이탈과 김주찬의 1루수 전향으로 후반기 들어 이인구(28)와 손광민(20)이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장타력과 강한 어깨를 겸비한 가르시아만 주전 우익수를 확보했을뿐 나머지 두 자리는 공석이나 다름없다. 올 시즌 후반기 주전 외야수로 활약한 이인구와 손광민 뿐만 아니라 부상에서 복귀한 이승화(26)와 상무에서 전역한 박정준(24)이 가세했다. 경쟁률은 2대 1. 전반기 대부분 2군에 머물렀던 이인구는 손광민의 부상을 틈타 1군 엔트리에 합류, 42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9리(149타수 43안타) 2홈런 14타점 23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강병철 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인구는 올 시즌 롯데 돌풍에 보이지 않은 역할을 소화했다. 중견수 겸 2번 타자로 나선 이인구는 정확한 타격가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빠른 발을 앞세운 베이스러닝으로 김주찬과 함께 공격의 물꼬를 텄다.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만끽한 이인구는 지금의 행복을 놓치지 않을 태세. '롯데 타선의 미래' 손광민은 신예 선수 답지 않은 배짱과 근성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부산고 시절 야구천재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친 손광민은 80경기에 출장, 타율 3할3리(218타수 66안타) 3홈런 17타점 31득점 2도루로 다음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2루타를 치고도 3루까지 진루하지 못해 아쉬워 하고 타석에서 상대 투수를 향한 매서운 눈매에서 나오는 근성 때문에 박정태 코치의 현역 시절을 보는 듯 하다. 지난해 롯데의 붙박이 톱타자로 활약한 이승화는 올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왼쪽 무릎 부상에서 벗어났다. 10월 왼쪽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이승화는 괌 전훈을 통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모든 훈련을 소화할 수 없으나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내년 1월 해외 전훈 참가는 무난할 듯. 이승화가 타선에 가세한다면 롯데는 공수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명의 후보 가운데 수비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점도 이승화의 장점. 상무 출신 박정준은 복귀 첫해 주전 도약을 노린다. 입대 전 성장 가능성을 내비친 박정준은 상무에서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두 자리의 주인은 정해지지 않았다. 피나는 노력 속에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what@osen.co.kr 이인구-손광민-이승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