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남발한 MBC 연예대상, 시상식이야? 계모임이야?(종합)
OSEN 기자
발행 2008.12.30 02: 45

상을 주는 쪽도 받는 쪽도 민망한 연예대상이었다.
29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2008 MBC 방송연예대상은 시상식의 권위도, 수상의 의미도 퇴색된 ‘곗돈 돌려 타기’ 식의 계모임 같아 보였다. 시상식 1부에서 보여진 공동수상 남발은 2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타이틀을 내세운 상의 시상으로 이어지며 시청자들에게 허무감을 안겼다.
먼저 코미디/시트콤 부문 남자 신인상과 여자 신인상은 황제성과 정재용, 성은채와 천수정이 공동 수상하며 상의 희소성을 떨어뜨렸다. 쇼/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 역시 신정환, 정형돈, 서인영, 솔비가 나눠 가지며 수상의 의미를 감퇴시켰다.
이 날 시상식의 문제는 공동수상 남발 만이 아니었다. 신인상과 우수상, 최우수상, 대상 시상에도 모자라 우정상, 특별상, 인기상 등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은 부문을 시상해 후보에 오른 사람들이 대부분 상을 탈 수 있게 배려 아닌 배려를 하기도 했다.
특히 특별상의 경우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베스트 스타상, 베스트 브랜드상 등 얼핏 듣기에도 전혀 차별성이 없는 상들을 시상해 특별상 하나에 총 16명의 수상자가 생겨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각 부문의 시상 역시 2008 MBC 방송연예대상에 후보자들이 시상자로 총 출동해 결국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었다. 또 ‘인기상’과 ‘PD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등은 수상하지 못한 후보들에게 위로의 차원에서 시상하는 상의 의미로 느껴져 시상식의 감동을 반감시켰다.
실제로 ‘PD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뽑힌 ‘무한도전’의 박명수는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을 주는 것 보니 올해의 대상은 우리 팀에서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인기상’을 수상한 김구라 역시 “인기상을 받는 순간 최우수 상은 물 건너 갔구나 생각했다”고 밝혀 스스로 ‘나눠먹기식’ 수상인 점을 인정했다.
시상식 자체의 의미가 퇴색되어서 일까? 각 부문의 상을 받은 수상자들의 소감도 여느 시상식과는 달리 식상하거나 성의 없는 태도가 눈에 띄어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또한 타 방송사에서 가요대제전을 방송중이라는 이유로 조혜련과 '라디오스타' 4 MC가 준비한 축하공연 역시 오랜 연습의 결과라기 보다는 급조한 티가 역력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한편 이 날 강호동은 KBS 방송연예대상에 이어 MBC 방송연예대상까지 석권하며 명실 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MC로 인정 받았다.
이하 수상자 명단.
1. 대상 : 강호동(황금어장)
2. 최우수상
쇼/버라이어티
- 남 : 이휘재(일요일 일요일 밤에/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 여 : 박미선(일요일 일요일 밤에/명랑히어로)
코미디/시트콤
- 남 : 이문식(그분이 오신다)
- 여 : 윤해영(코끼리)
3. 우수상
쇼/버라이어티
- 남 : 신정환(황금어장/명랑히어로), 정형돈(무한도전/일요일 일요일 밤에)
- 여 : 서인영(일요일 일요일 밤에), 솔비(일요일 일요일 밤에/쇼!음악중심)
코미디/시트콤
- 남 : 추대엽(개그야)
- 여 : 류경진(개그야)
4. 인기상
쇼/버라이어티 : 라디오스타 -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
코미디/시트콤 : 김광규(크크섬의 비밀), 서영희(그분이 오신다)
5. 신인상
쇼/버라이어티
- 남 : 유세윤(황금어장)
- 여 : 이승신(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미디/시트콤
- 남 : 황제성(개그야), 정재용(그분이 오신다)
- 여 : 성은채(개그야), 천수정(개그야)
6. 올해의 작가상 : 강제상(일요일 일요일 밤에)
7. 특별상
: 양희은, 임예진, 이경실, 전진, 6커플(알렉스 외 11명)
8. 공로상 : 이미자
9. 베스트 커플상 : 김현중-황보
10. 우정상 : 조형기, 조혜련
11. PD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 상
: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전진
ricky337@osen.co.kr
윤민호 기자 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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