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공통점을 지닌 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합류를 노리는 두 투수, 황두성(32. 히어로즈)과 이재우(28. 두산)의 다음 시즌 행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황두성과 이재우는 프로 입문 과정부터 현재까지 너무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성균관대 중퇴 이후 1997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했던 황두성은 강한 어깨를 인정받아 투수로 전향했다. 그는 2005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11승을 거두기 전까지 해태서 자유계약 선수로 방출(2000년) 되는 아픔을 겪으며 어둠 속에서 기량을 연마했다. 이재우 또한 마찬가지였다. 휘문고 시절 내야수로 지명되었으나 탐라대 중퇴 후 두산에 입단한 뒤 투수로 전향한 이재우는 2005년 홀드왕(28홀드) 타이틀을 차지하기 전까지 구위만 묵직한 미완의 대기로 남아있었다. 2004년에는 병역 비리 시도로 인해 잔여 경기 출장이 금지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는 2년 간 병역 의무를 마친 뒤 올시즌 11승 17홀드를 거두며 날아 올랐다. 뒤늦게 기량을 만개, 무명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황두성과 이재우는 지난 26일 발표된 WBC 2차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검증된 실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해보였다. 올시즌 선발, 계투 보직을 오가며 6승 8패 8세이브 평균 자책점 4.05를 기록한 황두성은 지난 3월 대만서 열렸던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서 대만을 상대로 2이닝 무실점(탈삼진 4개)로 호투한 전력이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야구 월드컵(전 대륙간컵) 대만전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대만 킬러'의 면모를 보였던 황두성은 당겨치는 힘이 좋은 대신 빠른 공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대만 타선을 상대로 특유의 묵직한 '돌직구'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야구 월드컵 대표팀 등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나 승선에는 실패했던 이재우는 묵직한 직구와 반포크볼로 대표팀 승선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이재우의 반포크볼은 3년 전보다 더욱 예리하게 떨어지며 상대 타자들을 농락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 또한 시즌 도중 "직구 구위도 그렇지만 떨어지는 변화구의 제구가 굉장히 좋아졌다"라며 이재우의 공을 칭찬한 바 있다. "투수를 시작하던 2001년 경 최일언(현 SK 투수코치) 코치로부터 포크볼을 배웠다"라고 이야기했던 이재우는 "아직 최종 엔트리가 나오지 않은 만큼 기뻐하기는 시기상조다. 뽑히게 된다면 꼭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분발을 다짐했다.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취약했던 팀 사정에 의해 후반기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던 이재우였으나 그의 구위나 변화구 구사력은 대표팀 발탁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어려운 시기를 각고의 노력으로 극복하며 자신의 이름을 프로 야구계에 떨친 황두성과 이재우. 계투진 보강을 위해 WBC 2차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그들의 최종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세계 무대서 제 위력을 과시할 수 있을 지 야구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farinelli@osen.co.kr 황두성-이재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