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내년에 만족못하면 은퇴하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12.30 07: 50

[OSEN=김대호 객원기자] "내년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는다면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겠다". 현역 최고령 선수이자 최다승 투수인 송진우(42.한화)가 2008년을 보내면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송진우는 30일 OSEN과의 송년 인터뷰에서 올 한해 부족했던 부분과 아쉬웠던 점 그리고 내년 시즌 목표와 향후 계획 등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송진우는 "2009시즌을 선수생활 마지막이란 각오로 임할 생각"이라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면 더 이상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겠다. 내년이 그 잣대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송진우는 한화의 '정신적 지주' 답게 팀의 전반적 상황과 자신의 위치를 고려해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9시즌엔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라 선발이든 불펜이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송진우는 "모양새 좋게 마무리하는 것을 늘 꿈꿔 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음은 송진우와의 일문일답. -2008년을 총정리 한다면. 사실 의욕을 갖고 시작했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승수(6승)나 평균자책점(4.48) 모두 처음 세웠던 목표보다 많이 떨어졌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 구위가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간 것으로 만족한다. -예년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다고 생각하나. 나이가 있는데 더 좋아질 순 없지 않겠는가. 스피드로 승부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갈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운도 좀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타자들과 승부할 힘은 남아 있다. -코칭스태프에서 내년엔 중간계투로 쓸 생각인거 같은데.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선발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내 능력이 떨어져서 그런 걸 어떡하겠나. 그러나 변수는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줄 모르고, 또 시즌 중에도 상황은 바뀔 수 있다. 그저 열심히 던질 것이다. -그렇다면 은퇴 시기는 언제로 잡고 있는가. 내년을 잘 지켜봐 달라. 늘 모양새 좋게 마무리하는 것을 꿈꿔 왔다. 내년시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겠다. 내가 물러날 시점이라고 생각하면 그 때가 은퇴시기가 될 것이다. 구단과 은퇴시기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 전에 내가 그만둔다. -내년으로 프로 21년째를 맞는다. 남은 목표는. 200승도 했고, 2000탈삼진도 넘어 섰다. 남은 건 3000이닝 투구인데 겨우 4와1/3이닝 남았다. 3000이닝은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이다. 1년에 150이닝씩 던져도 20년이 걸리는 기록이다. ‘개근상’을 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더 이상 욕심은 없다. 은퇴하기 전에 한화를 다시 한 번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는지.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45살이다.(주민등록엔 1966년생으로 돼 있지만 1965년생임) 부담이 왜 없겠는가.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웃음) 힘보단 밸런스로 던지기 때문에 다른 선수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크지는 않지만 직구 스피드가 135km 아래로 떨어지면 곤란하다. -얼마 전 일부 선수들의 사인거래 의혹과 인터넷 도박으로 파문이 일었다. 현역 큰 형님으로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요즘 젊은 선수들은 예전에 비해 자기관리를 잘 한다. 하지만 문제는 공인으로서 책임의식이다. 주변에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점을 늘 의식하기 바란다. 다들 성인이니까 각자가 알아서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될 땐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한화의 내년시즌 성적을 예상한다면. 올해 막판 너무 안 좋아서 솔직히 걱정이다. 투수력이 안정돼야 한다. 특히 우리 팀은 선발이 약한 편 아닌가. (류)현진이는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누가 될지 모르지만 2,3선발도 최소한 12~13승은 해줘야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리라 본다. 올해 값비싼 '학습'을 치렀으니 내년엔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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