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외국인 투수 케니 레이번(34)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SK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시즌 레이번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 우선 재계약교섭권을 포기할 것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SK는 "레이번이 2008시즌 선발투수로 무난한 투구를 선보였지만 크고 작은 부상을 갖고 있으며 구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심 끝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 SK는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해 영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레이번은 2년간 이어 온 SK 생활을 청산하게 됐다. 지난 2006시즌을 마친 후 대만 라뉴 베어스에서 SK맨이 된 레이번은 2007시즌부터 올해까지 22승 11패에 3.28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 사이 SK는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다. 레이번은 지난해 17승 8패 3.27의 방어율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해냈다. 그러나 총액 37만5000달러에 재계약한 올해는 방어율(3.30)에 비해 승패가 5승 3패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성적만 따져면 한국프로야구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셈이다. 그러나 팀 관계자는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재계약을 하는 것이 맞을 수 있다"면서도 "2년 동안 레이번이 팀 케미스트리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해 고심 끝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성실성과 인간 됨됨이를 중요시하는 김성근 감독이 여러 차례 레이번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털어놓은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2군행까지 지시할 정도로 스스로 깨달아주길 바랐지만 레이번은 김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SK로서는 레이번을 포기한 것이 쉽지 않았다. 풀어줄 경우 다른 구단이 영입할 가능성도 있어 오히려 SK에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감독도 이런 점 때문에 우선 계약교섭 보유기간 마감일(31일)에 임박할 때까지 고민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선수 고용규정'의 제 11조 '이 규정을 위반하여 체결한 계약은 무효이며 해당 선수의 등록은 5년 동안(당해년도 포함) 말소된다. 또한 위반한 구단은 당해년도에 추가로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제재규정]에 따라 SK는 외국인선수 영입이 불가능하게 된다. 레이번은 SK와 결별한 만큼 본격적으로 다른 구단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구단 뿐 아니라 해외구단과의 협상이 자유로워졌다. 따라서 레이번이 덕 클락과 같은 행보를 걸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락은 올해 한화에서 활약했지만 재계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히어로즈와 새롭게 계약을 맺어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편 내년 시즌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들이기로 방침을 세운 SK는 최근 1명의 외국인 투수와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1명의 외국인 선수는 최근 김성근 감독이 클린업 트리오에서 넣을 수 있는 타자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계약이 조금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