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영화, 구세주는 누구?
OSEN 기자
발행 2008.12.30 09: 01

위기는 곧 기회다.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계가 금과옥조로 삼아야 될 말이다. 올해 급격한 관객 감소와 수익률 악화, 투자자 실종의 3대 악재에 시달린 충무로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 내일의 태양으로 떠오를 신인들의 등장이 그 것이다. 1~11월까지 멀티플렉스 CJ CGV가 집계한 전국 관객수는 모두 1억 3490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660만 명이 감소했다. 한국영화 르네상스가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2006년에 비해서는 무려 1500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한국영화는 12월 한 달을 '과속 스캔들' 덕분에 따뜻하게 보내고 있다.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며 29일 현재 누적 관객수 380만 명을 기록중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올 상반기 최고 히트작 '추격자'의 관객 기록을 깰 것으로 영화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바로 하반기 돌풍의 주역 '과속 스캔들'의 강형철 감독과 상반기 태풍의 눈 '추격자' 나홍진 감독이 솜털 보송보송한 신예들이라는 점이다. 두 감독 모두 오랫동안 공들여 쓴 자신의 시나리오를 갖고서 데뷔를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강 감독은 최근 '과속 스캔들'의 과속 흥행에 대해 “(관객들에게)감사 드린다. 즐겁게 봐주셨다는 게 제일 기쁘다. 시나리오를 즐겁게 썼고 재미있게 작업을 했는데 다른 분들도 재미있어 한다는 것이 증명돼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추격자’와 함께 혜성처럼 영화계에 등장한 나홍진 감독은 올 해 상복이 터졌다. 생애 처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았고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지난 4월 '추격자'로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스태프들이 너무 고생한 영화다. 그들에게 감사와 축하를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김기덕 사단이 배출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도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소지섭과 강지환 주연의 ‘영화는 영화다’에서 새로운 감각과 안정된 연출력을 선보인 그는 10억 미만 제작비의 저예산 영화로 추석 극장가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힘을 과시했다. 이밖에 흥행에서는 비록 저조했지만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과 '달콤한 거짓말'의 정정화 감독도 유망한 새내기로 빛을 발했다. 이들이 기발한 소재 개발과 참신한 연출력은 평단의 찬사를 듬뿍 받았다. 톱스타와 거액의 제작비를 앞세운 기성 감독들이 줄줄이 쓴 잔을 마셨던 2008년 한국영화계는 기대주 신인 감독들의 등장으로 그나마 위안을 삼을수 있었다. mcgwire@osen.co.kr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나홍진, 이경미, 장훈, 강형철 감독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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