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 예능 프로가 가수들의 새로운 삶의 현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신의 음반이나 노래 홍보는 물론이고 팬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잊혀지지 않기위해서라도 요즘 가수들에게 예능 출연은 반드시 거쳐야할 필수 코스다. 결국 예능에 통하는 재간꾼들만이 가수로도 성공한다는 정체불명의 생존 공식이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고 있다. 이같은 풍조 속에서 아예 예능의 인기를 발판 삼아 노래를 부업으로 돌려버리는 예능인 가수들이 심심찮게 목격되는 현실이다. 또 김건모를 비롯해 이재훈(쿨) 등 왕년의 톱가수들마저 이 대열에 슬며시 합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가수는 예능 활약의 정도에 따라 실보다 득이 많은 쪽에 속한다. 몇몇 배우가 예능에서 코믹 이미지로 굳어진 탓에 본업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주기별로 방송 활동에 나서는 가수의 경우 신곡이나 앨범 발표 시기에 예능 출연을 맞춰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주머니까지 채우기 때문. 또 지상파 TV의 가요 프로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요즘에는 마땅히 자신을 알릴 기회가 드물다는 점에서 예능으로 돌파구를 뚫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예능 출연으로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수들은 누구일까. 열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그 숫자가 많지만 대표적인 예로는 KBS 2TV '해피선데이 - 1박2일'의 MC몽 이승기 김C 은지원 등 을 비롯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우리 결혼했어요' 출신의 서인영 크라운 제이, SBS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 대성을 들 수 있다. 이승기는 한동안 예능 최정상의 위치를 확고하게 굳혔던 '1박2일' 출연을 통해 리메이크곡 '다줄꺼야' 등 자신의 노래를 자주 들려줬고, MC몽은 각종 가요차트 1위를 휩쓸었던 '서커스'를 자연스럽게 '1박2일'에서 가장 먼저 공개했다. 얼마전 신곡을 발표했던 김C 역시 이와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가수가 시청률 20%를 훨씬 웃도는 예능에서 BGM이나 출연진 소개로 신곡을 계속해 알릴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이득이다. 출연 프로의 지명도를 발판 삼아서 지상파 3사의 예능을 순회하며 홍보에 나서는 건 물론이고 방송 말미의 뮤비 소개 때도 예능에서 뛰는 가수들의 신곡이 자주 보이는 게 현실이다. '유고 걸' 이효리와 빅뱅 대성은 '패떴' 출연으로 섹시 스타와 아이돌의 신비함을 잃었지만 대중에게 한층 더 친밀하게 다가갈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시 잃은 것보다 챙기는 게 많아 보인다. 윤종신도 앨범 발매를 앞두고는 '패떴'을 통해 부지런히 이를 알린 바 있다. 노래만 잘 불러 버티기 힘든 요즘 연예계 현실 속에서 만능 예능인을 선언하는 가수들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