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유재석이 아닌 ‘패떴’의 유재석이 더 친숙하게 들릴 정도로 올 한해 유재석은 ‘패밀리가 떴다’로 SBS 예능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해 ‘무한도전’으로 한 차례 MBC 연예대상을 차지한 유재석은 지난 27일과 29일 MBC와 KBS에서 모두 강호동에게 상을 내주며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그러나 30일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만큼은 ‘대상’을 거머쥐며 올 한 해 ‘패떴’ 신화를 방불케 했다. 유재석은 1년 반 가까이 ‘무한도전’과 ‘1박 2일’에 밀려 시름시름 앓던 SBS 예능을 ‘패떴’으로 무려 ‘15주 연속 주말 예능 1위’라는 기록을 세우게 했다. 물론 이 같은 배경에는 제작진을 포함 모든 패밀리 멤버들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유재석은 버라이어티 초기 힘든 과정 속에서 고생을 자처하며 ‘패떴’ 멤버들의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가교 역할을 했다. 김수로와 이천희의 '계모-천데렐라' 관계를 수면 위로 띄웠고, 박예진의 캐릭터나 이효리와의 ‘경쟁 아닌 경쟁 구도’, 대성과의 ‘덤앤더머’ 관계 등 ‘패밀리’ 멤버들의 캐릭터나 관계도를 구축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다. ‘체력’과 ‘힘’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강호동의 진행방식과는 반대로 성실함과 겸손함을 잃지 않는 가운데 적재적소에 뛰어들어 웃음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자신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출연자들과의 관계와 조화를 꾀하는 리더십이 주목을 받았다. ‘패밀리가 떴다’의 장혁재 PD는 “유재석 씨는 MC중에서 사람을 아우르는 능력이 제일 뛰어나다”며 “주위 게스트들이 가장 잘 믿는 MC”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SBS 연예대상으로 유재석은 2005년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지상파 방송 3사의 대상을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이 된다. 30일 S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은 수상소감으로 “신인 때 여러 가지로 반성을 많이 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 절대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려고 하지 않겠다”는 소감을 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서 2009년에도 유재석과 강호동의 투톱 체제가 지속될지 아닐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유재석이 보여준 배려적 진행 마인드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회자될 듯 하다. y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