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결말은 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희비가 확연하다. 한 에이전트 소속이었으나 한 명은 눌러앉아 편안하게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반면 한 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뒤숭숭한 세밑을 보내고 있다. 둘다 프로야구 최대 시장인 서울과 부산에서 10년 넘게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이지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2008년 FA 시장의 투타 최대어로 고려대 선후배인 우완 투수 손민한(33)과 우타 거포인 3루수 김동주(32)가 희비가 엇갈린 연말을 보내고 있다. 둘다 해외진출을 모색하다가 한 명은 일찌감치 국내 잔류로 방향을 틀어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롯데의 ‘전국구 에이스’인 손민한이 그 주인공이다. 손민한은 일본 진출을 고려하며 에이전트까지 선임했으나 원소속팀 롯데의 베팅에 일찌감치 도장을 찍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게 됐다. 발표된 몸값은 계약금 8억원에 연봉 7억원으로 총액 15억원이지만 다년 계약을 맺은 것이 확실시돼 30억원대로 ‘FA 대박’을 터트렸다. 반면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거포 김동주는 아직까지도 해외진출과 국내 잔류의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하며 헤매고 있다. 원소속팀 두산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김동주는 지난 해에 못 이룬 해외 진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의 에이전트는 일본 프로야구 롯데 지바 마린스가 밸런타인 감독과 불화를 겪는 것은 김동주와 무관하다고 항변하며 아직 해외진출 타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뚜렷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어 국내 잔류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둘은 해외진출을 위해 같은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손민한은 일찌감치 해외진출을 포기하고 고향팀 롯데 잔류를 선택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반면 김동주는 2년 연속 추운 겨울을 보내며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포지션은 상관없다’며 자존심까지 꺾으며 해외진출을 모색했으나 희소식은 날아오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팀동료였던 좌완 투수 이혜천이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최대 60억원이라는 대박계약을 맺고 진출을 일찍 성사시켜 더욱 씁쓸하다. 국내무대에서는 이혜천보다 더 유명스타로서 각광받았던 김동주로선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연봉 7억원에 옵션 2억원 등 9억원을 받은 김동주로선 국내무대에 남을 경우 손민한 못지 않은 대우을 받을 것이 유력해 그렇게 실망할 단계는 아니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해외진출로 답답하다. 2년 연속 한 에이전트로 희망하던 해외진출을 노렸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없는 김동주로선 3년전 제1회 WBC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제때 FA자격을 얻지 못한 것이 더욱 원망스럽게 다가온다. sun@osen.co.kr 손민한-김동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