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간판타자' 이대호와(26)의 첫 면담에서 연봉 삭감을 제시, 비난 여론이 거세다. 롯데는 지난 30일 이대호와의 첫 면담을 통해 올해보다 3000만 원 삭감된 3억 3000만 원을 제시했다. 이대호는 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무리 그래도 삭감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첫 만남이니까 구단에서 많이 올려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삭감은 생각하지 않았다. 작년보다 잘 하지 않았지만 타점이 높지 않냐. 내년에 더 잘해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맥이 풀린다"고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대호는 롯데의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3할1리(435타수 131안타) 18홈런 94타점 73득점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거머쥐며 병역 혜택이라는 프리미엄을 얻어 그의 연봉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롯데는 고과에 의한 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선수들의 사기를 꺾고 있다. 어쩌면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해 정규시즌 7위를 기록한 롯데는 타율 3할3푼5리 139안타 29홈런 87타점 79득점으로 분전한 이대호의 연봉을 4000만 원 인상시키는데 그쳤다. 당시 구단 관계자는 "팀 성적이 나빠 소폭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29일 이라는 OSEN 기사가 보도되자 이승엽과 이대호의 8년차 연봉 및 성적 비교 자료를 제시하며 치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롯데의 이대호 연봉 삭감은 지난해 한화 김태균(26)의 재계약 사례와 비슷하다. 김태균은 지난해 타율 2할9푼 114안타 21홈런 85타점 62득점 호성적을 거두며 야수 부문 고과 1위에 올랐지만 구단은 "3억 1000만 원을 받는 선수에게 기대했던 활약은 아니었다"는 이유로 2000만 원이 삭감된 2억 90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롯데가 이대호의 연봉을 삭감하기로 결정한 것은 연봉 협상이 지지부진한 주전 선수들을 향한 경고의 의미가 짙다. 해마다 반복되는 롯데의 연봉 협상 진통. 그러나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팬들의 비난과 언론의 질타 속에 내성이 생긴 듯 하다.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라는 모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수단 연봉 협상을 총괄하는 구단 고위 관계자는 30일 밤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협상이 진행중이라 결정된 바 없다. 나도 우리 선수들이 자존심에 상처받는 일은 싫다"고 밝혔다. 롯데가 4강 진출을 넘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선수들의 기살리기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