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선수이기 이전에 제 친구예요."
무릎 부위 재활에 힘쓰고 있는 최준석(25. 두산 베어스)이 다음 시즌 맹활약을 다짐했다. 3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헤렌 스포츠 클리닉서 만난 최준석은 겨우내 거의 매일 무릎 부위 재활에 여념이 없었다.
"제가 인터뷰 대상이 될 만 한가요"라며 쑥스러워 한 최준석은 지난해 왼쪽 무릎 수술 후 완벽히 재활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출장을 감행했고 그 결과 올시즌 2할2푼5리 6홈런 23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타격 시 한 축이 되는 왼쪽 무릎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타구에 온전히 힘을 싣기가 힘들었고 이는 1루 수비마저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80% 정도 무릎이 회복된 상태다"라고 이야기 한 최준석은 "재활 후 시즌에 돌입했지만 무릎 통증이 재발하면서 어려운 한 해였다. 체중도 늘어나면서 더욱 무릎 재활을 어렵게 했고 그로 인해 힘든 시즌이었다. 그러나 수술에 재활까지 했는데 무릎 때문에 부진했다고 이유를 돌리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라며 2008시즌을 돌아보았다.
2001년 롯데에 입단한 뒤 2006시즌 도중 두산으로 이적했던 최준석은 국내 최고 우타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이대호(26)와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친구의 성장세에 비교해 '자격지심'을 갖지 않았는 지에 대해 조심스레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자격지심이 생길 이유가 없습니다. (이)대호는 저의 경쟁자가 아니라 이미 저보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죠. 선수이기 이전에 제 친구이기 때문에 제가 갖지 못한 점은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저보다 좋은 점이 분명한 타자인 만큼 취약점이 있으면 물어보게 되는 친구입니다"
이대호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취약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이대호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나쁜 공에는 배트가 나가지 않는, 선구안이 좋은 타자다. 그러나 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나쁜 공이 오더라도 거기에 몰려 배트를 휘두를 뿐이다. 노림수 타격도 그렇고 선구안 면에서도 아직 배워야 할 점이 많다"라며 자신의 약점을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묻자 최준석은 "2할8푼의 타율에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보다 가장 중요한 건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온전히 치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난 정상급 선수가 아닌 만큼 더더욱 열심히 뛰면서 좋은 성적으로 팀에 공헌해야 한다"라며 부상 없이 뛰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최준석은 2007시즌 16홈런을 때려내면서 평균 비거리 125m를 기록, 단순한 파괴력 면에서는 사상 최고의 잠재력을 내뿜었다. 아쉬움 속에 2008년을 보냈던 그가 다음 시즌 부상 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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