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터지는 영화에는 의외의 복병 있다
OSEN 기자
발행 2009.01.01 09: 00

예상치 못한 인물이 시너지를 일으킨다. 영화가 대박이 나는 데는 물론 여러 가지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지만 의외의 신인들이 영화의 흥행에 힘을 싣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그 대표는 2005년 12월 말에 개봉한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기였다. ‘왕의 남자’의 이준기는 당시 무서울 정도의 신드롬을 일으키며 많은 화제가 됐고 이준기의 팬은 그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 영화는 작품성과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 등의 열띤 연기와 더불어 신예 이준기에 대한 인기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결국 1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전까지 거의 무명에 가깝던 이준기는 ‘왕의 남자’가 낳은 최대 수혜자가 됐다. 이준기는 광대 공길 역으로 크로스 섹슈얼 열풍을 일으키며 ‘예쁜 남자’의 원조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당시는 그 누구도 이준기가 그만큼의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왕의 남자’의 홍보를 맡았던 영화인의 한 관계자는 “이준기는 마니아 층은 있었지만 이전까지 크게 알려진 바가 없었던 무명이었다. 하지만 영화 개봉 전에 드라마 ‘마이걸’이 방송됐고 그 때 이준기의 팬들이 많이 생겼다. 2주 뒤에 ‘왕의 남자’가 개봉했고 ‘마이걸’로 인지도가 높아졌던 이준기는 이 영화로 더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당시 한 쇼핑몰 앞에서 이준기의 무대인사가 있었는데 무대가 무너지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급히 보안 요원들을 투입했었다. 그렇게까지 빨리 배우가 뜨는 것은 생전 처음 봤다”고 털어났다. “당시 이준기의 셀링포인트는 크로스 섹슈얼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부각시키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이준기의 마스카라가 번지며 눈물을 흘리는 포스터가 있었는데 ‘여자야 남자야’라 는 느낌을 많이 살리려고 했었다”고 전했다. 올 연말 의외의 신인으로 ‘빵’ 터진 영화가 있다. 다소 촌스럽고 담백한 포스터로 관객들의 마음을 끌지 못했던 영화 ‘과속스캔들’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저 그런 코미디가 아니라 가족의 의미와 적절한 감동의 코드, 그리고 적재적소의 웃음의 포인트를 갖춘 잘 만들어진 코미디 물로 드러났다. 지난 12월 3일 개봉해 4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신정 연휴를 지나서 1월 4일(일요일)의 관객까지 포함, 500만 관객을 돌파한다는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과속스캔들’은 올해 극장가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박이 난 셈이다. 사실 이 영화의 개봉 전에 눈에 띄는 스타는 차태현 한 명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차태현보다 왕석현과 박보영에 더 환호하고 있다. 중고등학교의 남학생들은 무대인사를 가는 곳곳마다 먹을 거리를 사와 박보영에게 건네고 있고 아역배우 왕석현은 모든 연령대를 초월해 관객들의 마음을 마냥 풀어놓으며 기막힌 웃음을 전하고 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웃음과 감동을 왕석현과 박보영이 풀어내고 있었다. ‘과속스캔들’의 한 관계자는 “정말 전혀 이들이 이렇게까지 뜰 것인지는 예측을 할 수 없었다”며 “물론 박보영과 왕석현이 전체적인 배역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지고 호감이 있는 배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크게 시너지가 날지는 몰랐다. 박보영 왕석현이 무대인사를 100회 이상 다녔는데 정말 많은 팬들이 몰려든다”고 밝혔다. 신인들의 연기에 관객들의 호응도가 큰 것에 대해서는 “신인이라서 선입견이 없었던 것이 좋았던 것 같다”며 “관객들이 볼 때 캐릭터와 배우가 동일시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몰입이 되고 호감도가 올라가는 거 같다. 선입견 없이 영화를 보다 보니 영화 속 인물에 더 빠져들고 그 인물로 매치를 잘 시키는 것 같다”고 전했다.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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