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쇼! 쇼!…너무 가벼워진 ‘미녀는 괴로워’[리뷰]
OSEN 기자
발행 2009.01.01 10: 46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2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뮤지컬로 나온다고 할 때는 기대 반 우려 반, 선뜻 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올해 ‘무비컬’이라는 이름으로 영화 원작을 뮤지컬로 만들었던 많은 작품들이 방향을 잃고 진보보다는 퇴보되는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이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 역시, 뮤지컬계 유행에 힘입어 ‘연예인 캐스팅’이라는 효과로 최성희(바다)와 송창의를, 뮤지컬계 베테랑 이성기와 윤공주를 앞세웠다. 우려와는 달리 최성희(바다)의 뛰어난 가창력과 음색은 뮤지컬 넘버와 제법 잘 어울린다는 관객들의 입소문을 탔고 “영화랑은 다르다”는 몇몇의 긍정적인 반응은 영화 시나리오에 끌려 다니는 ‘무비컬’이 아닌 기분전환용 뮤지컬 공연으로 제격이라며 관객몰이에 나섰다. ‘무비컬’이라고는 하지만 영화에 집착하지 않는 메인스토리에 적당한 웃음 포인트, 짠한 감동까지 놓치지 않았다. “얼마나 뮤지컬답게 구성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탁월한 쇼의 구성”이라고 명쾌한 해답을 보였다.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영화를 어설프게 따라할 바에야 가볍고 명쾌한 ‘쇼’를 선택했다. “영화도 아닌, 뮤지컬도 아닌” 기존의 ‘무비컬’들이 잡아내지 못했던 문제들을 화려한 쇼를 가미해 콘서트 같은 새로운 뮤지컬로 선보였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벼운 매력으로 관객들을 끌어 모았던 ‘미녀는 괴로워’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아무리 ‘콘서트 같은 쇼’로 영화에 변화를 줬다고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강한별’과 ‘한상준’ 배역의 호흡이다. 이 둘의 사랑이 메인스토리의 핵심이고 “사랑하기 때문에 변화를 시도하는” 감동의 주역이다. 하지만 감동의 주역들은 함께 호흡하기 어려웠다. 배우 송창의의 ‘한상준’은 익숙한 연기와 차분한 음색, 나쁘지 않은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무대가 마냥 어색했다. ‘강한별’과 호흡하는 데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높이기 힘겨웠고 ‘강한별’은 마냥 무대를 즐기기에 앞섰다. 탁월한 연기로 뮤지컬 무대에서 한 인기를 누렸다는 송창의의 매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면 ‘강한별’의 두 배우 윤공주와 최성희는 뛰어난 가창력이 돋보인는 무대였다. 특히 ‘마리아’를 부르는 최성희의 시원스레 트인 목소리는 어느 뮤지컬 배우보다도 힘 있는 무대를 선사했고 콘서트를 연상케 하는 뮤지컬배우로 탁월한 캐스팅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화려한 ‘쇼’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배우간의 소통이 부족한 무대는 조화롭지 못했다. 아무리 가볍게만 즐기는 뮤지컬이라 해도 상대배우의 음색을 배려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배우들이 하나되는 앙상블로 무대를 채워야 하는 것이 뮤지컬의 기본이 아닐까. jin@osen.co.kr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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