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이범준-나지완, 팀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인가
OSEN 기자
발행 2009.01.01 14: 26

신예들에게 새해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꿈을 현실화하겠다는 다짐을 마음 속에 품고 앞날을 위해 웃으며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하는 이들에게 2009시즌은 더욱 뜻 깊은 한해가 될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용찬(20. 두산), 이범준(20. LG), 나지완(24. KIA)은 팀의 취약한 부분을 메워야 한다는 중책을 짊어지고 있다. 자라나는 새싹에서 이제는 꽃을 피우기 위해 열심인 2009년 프로야구 기대주들을 살펴본다. 이들의 활약에 프로야구의 한 시즌 농사는 물론 각 구단의 성적이 달려 있다. ▲ 이용찬-등번호 바꾸고 마무리로 우뚝 선다 기축년 새해 프로 3년차로 거듭 난 이용찬에게 지난 2년은 아쉬움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2007년 장충고를 졸업하고 임태훈(21)과 함께 두산에 1차 우선 지명으로 입단한 이용찬은 중간 계투진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한 임태훈과 달리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계약금 4억 5000만원으로 임태훈(계약금 4억 2000만원)보다 더 많은 기대를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2년 통산 8경기 1승 평균 자책점 1.23은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다. 그러나 팀 내 기대는 그 어떤 유망주들 못지 않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이용찬에 대한 질문에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알고 있는 '싸움닭' 스타일의 유망주다. (이)용찬이가 팀의 마무리를 맡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용찬은 고교 시절부터 '경기 운영능력에 있어서는 이미 프로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변수는 부상이다. 2007시즌 돌입 전 팔꿈치 관절 부위의 벌어진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받으며 데뷔를 미뤘던 이용찬은 지난해 깔끔한 피칭을 선보이며 데뷔 첫 승을 거두기도 했으나 팔꿈치 부상 재발을 의식하며 던지다가 어깨 통증으로 인해 또다시 재활의 길을 택한 바 있다. 연속된 부상으로 인해 등번호를 11번에서 45번으로 바꾼 이용찬은 "부상 부위의 통증은 없다. 확실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마무리 물망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라며 "꼭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맹활약을 다짐했다. 45번 또한 베어스에 뜻 깊은 등번호다. 전신 OB 시절에는 우완 이용호가 45번을 달고 계투진을 지키며 1995년 팀의 두 번째 우승에 기여했으며 뒤이어 구자운(29. 삼성)이 '45번의 마무리'가 되었다. 구자운이 공익 근무로 입대한 후에는 선발진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다니엘 리오스(37. 전 야쿠르트)가 2년 간 달았던 번호이기도 하다. 두산은 이용찬이 45번을 달고 투수진을 더욱 튼실하게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 이범준-'운'이 아닌 실력으로 어필하겠다 2008년 최하위에 그친 LG였지만 그들이 찾은 희망 또한 적지 않았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선발진에 합류, 빼어난 구위를 선보였던 이범준의 활약은 팬들의 위안 거리 중 하나였다. 이범준은 지난 시즌 3승 2패 평균 자책점 4.81을 기록하며 데뷔 첫 해 비교적 성공적인 테이프를 끊었다. 91⅔이닝 동안 66개의 사사구를 허용, 제구력의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으나 9월 한 달간 2승 1패 평균 자책점 2.70의 성적으로 가능성을 내비췄다. 지난 11월 LG 1군 투수코치로 부임한 '주니치 통' 다카하시 미치타케 코치는 이범준에 대해 "볼끝이 굉장히 좋다. 정찬헌(19)과 함께 당장 일본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는 유망주"라며 높게 평가한 뒤 "공을 낮게 제구하는 능력을 꼭 갖춰야 한다. 포크볼 구사 비율을 늘여 다음 시즌 더 좋은 투수로 성장시키고 싶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카하시 코치의 칭찬에 이범준은 겸손한 모습이었다. "지난 시즌 선발진에 합류한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 한 이범준은 "박명환(32) 선배나 동기생 이형종(19) 등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도 있고 다른 선배님들이나 정찬헌도 선발 경쟁에 참여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1군에서 뛰었다는 자체가 내게는 운이 좋았다"라며 더 배울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공을 놓기 전 이미 왼쪽 어깨가 앞으로 열리면서 제구가 되지 않는 편이다"라며 자신의 제구 난조에 대해 진단한 이범준은 "오른팔이 직각으로 올라갔을 때 왼쪽 팔꿈치는 홈플레이트 쪽으로 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훈련 과정을 이야기한 바 있다. 선수가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보완을 위해 노력하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음을 감안하면 이범준의 훈련 자세는 분명 칭찬할 만 했다. LG는 지난 시즌 총체적인 마운드 붕괴로 인해 창단 이후 사상 두 번째 최하위 수모를 겪었다. 이범준이 만약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못하더라도 계투진을 튼실하게 구축해야 하는 LG의 현 상황은 이범준의 활용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잘생긴 외모를 바탕으로 LG의 새로운 '훈남' 중 한 명이 된 그가 실력까지 겸비한 '완소남'이 될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 나지완-KIA의 '오랜 갈증'을 풀어줄 것인가 "부단히 노력한 후 기회를 얻는다면 한 시즌 20홈런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KIA는 그동안 확실한 오른손 거포의 부재로 인한 갈증을 호소했다. 이재주(36)가 그동안 중심 타선에서 분투했으나 그는 2009년 우리 나이로 37세에 접어 든 노장이다. KIA에서 오른손 타자가 한 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3년 이종범(39)과 홍세완(31)이 각각 20홈런, 22홈런을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희망도 있다. 지난해 단국대를 졸업하고 2차 1순위로 입단했던 거포 유망주 나지완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범경기서 3할1푼8리 2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구단 사상 처음으로 개막전에 신인이 4번 타자로 나서는 장면을 연출했던 그는 초반 부진으로 인해 2군행 조치를 당하는 등 어려운 한 해를 겪었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 중반 이후 다시 불방망이를 내뿜으며 '신인왕 레이스'에도 가세, 73경기서 2할9푼5리 6홈런 30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아쉽게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다부진 인상을 바탕으로 빠른 배트 스피드를 보여 준 나지완의 잠재력은 분명 눈여겨 볼 만 했다. 지난해 4월 나지완을 2군서 지도하던 황병일 타격코치는 "신인급을 넘어 선, 분명 좋은 타자다. 배트 스피드도 빠르고 힘도 좋은 만큼 변화구 대처 능력 등 세기를 보완하며 풀타임 기회를 포착한다면 한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지완이 팀 내 기대에 걸맞는 성장을 보여주는 만큼 KIA에 좋은 일은 없다. 나지완이 두각을 나타내며 중심 타선을 확실히 구축하는 동시에 '스나이퍼' 장성호(32)와 함께 타선의 균형을 맞춰준다면 파괴력은 어마어마하게 높아질 것이다. '빅 초이' 최희섭(30)의 부활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클린업 트리오를 '좌-우-좌' 지그재그로도 구축할 수 있으며 이재주를 6번에 배치, 확실한 득점 공식을 갖출 수 있다. 지난 시즌 말엽 나지완은 후반기 들어 좋은 활약을 펼치는 데 대해 묻자 "그다지 좋은 활약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더 열심히 노력해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신인 답지 않은 타격으로 KIA 팬들을 '희망 고문'에 빠뜨렸던 나지완이 다음 시즌 타선의 중추로 우뚝 설 수 있을 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farinelli@osen.co.kr 이용찬-이범준-나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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