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가겠다". 기축년 첫 경기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안준호 서울 삼성 감독이 '소 걸음'에 비유하며 점진적으로 목표를 향해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은 1일 안양 KT&G와 원정 경기서 시종일관 끌려가다가 종료 53초 전 터진 강혁의 역전 결승 3점포에 힘입어 77-74로 승리했다. 경기 후 인터뷰 실에 들어선 안 감독은 "선수들이 연승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몸이 무거운 편이었다. 시종 끌려가는 경기를 펼쳤는데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승인인 것 같다"라며 "6연패 과정서 위기를 기회로 바꿨던 저력이 여기서 다시 발휘된 것 같다. 정제된 자신감을 앞세워 남은 경기서 최선을 다한다면 앞으로도 두려운 팀은 없을 것이다"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강혁이 주장 답게 역전포를 터뜨리고 막판 귀중한 리바운드까지 걷어냈다"라며 주장 강혁의 활약을 높이 평가한 안 감독은 "4쿼터서 테런스 레더에게 공격을 집중한 이유는 또다른 외국인 선수인 애런 헤인즈가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까지 링거 신세를 진 헤인즈라 오늘 못 나올 줄 알았는데 다행히 경기에는 출장했다"라며 헤인즈의 난조로 '주포' 레더에 집중했음을 밝혔다. 레더는 매치업 상대인 조나단 존스의 4반칙을 틈타 4쿼터에서만 12득점을 올렸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달성하는 등 쾌조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감독은 그에 대한 질문에 "전 구단 상대 승리에 대해 큰 의의를 갖지는 않는다. 1,2 라운드서 패퇴했던 KT&G에 승리를 거뒀다는 게 중요할 뿐이지 전 구단 상대 승리는 별 의미가 없다"라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뒤이어 안 감독은 "빠른 상승세로 목표에 도달하기 보다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걸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보만리라는 말이 있듯 느릿느릿 꾸준히 걸어가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소의 해인 2009년 첫 경기서 적절한 사자성어를 사용했다. 한편 아쉽게 3연패를 당한 이상범 KT&G 감독 대행은 "게임을 잘 이끌어갔는데 막판에 아쉬웠다. 선수들은 잘 싸워줬다. 내가 막판에 작전을 잘못 구사했기 때문이다"라며 선수들이 아닌 자신의 전략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