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지상파 3사 TV에서 연말연시가 사라졌다. 볼만한 특집 프로그램은 사라진지 오래고 그나마 특선이라고 틀어주는 영화들은 재탕 삼탕일 뿐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한파로 광고 수익이 줄면서 방송국들의 주머니 사정이 썰렁하다는 게 빈약한 연말연시 편성의 표면적인 이유다. 낮은 시청률과 적자 구조로 인해 드라마까지 줄이는 형편이라고 방송국들은 아우성이다. 이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다. 자기 무덤은 자신들이 파놓고 책임은 시청자들에게 돌린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왜 그럴까? 현재 지상파 TV의 임금 구조는 국내 최고 수준인데다 지난 수십년 동안 별다른 구조조정이나 경영 합리화 없이 배불리 먹고 등 따듯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드라마 등의 제작 여건 악화도 방송사들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크다. 몇몇 톱스타 캐스팅에 경쟁적으로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하면서 지금의 기형적인 제작비 구도를 만들었다. 드라마의 수익 구조가 나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제작 가능한 오락 프로를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지만 이제는 인기 MC들의 몸값을 천정부지로 키우는 중이다. 이러면서 외주 제작사들에게는 강자로서 칼자루를 휘두르며 최소한의 생존 가능성을 빼앗고 있다. 톱스타 캐스팅 작품에만 편성을 내주면서 제작비 부담은 지지않으려는 얌체 전략이 결과적으로 가파른 스타 몸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시청자들이 온 몸으로 떠안는 중이다. 가뜩이나 더 추운 올 연말연시에 외출을 자제하고 TV라도 볼라치면 썰렁하기 그지없다. 낮 시간에는 온통 재방송 투성이고 그 흔했던 특선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찾아보기 힘든 TV 편성표가 서민 시청자들을 한 번 더 울리고 있다. 연말 연기 및 연예 대상 시상식에서 나눠먹기와 공동 수상 남발로 또 한번 시청자들을 실망시켰던 방송 3사는 1일 한 낮에 이를 재방송으로 다시 내보내며 여전히 자아도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볼 것 없는 TV에 시청자가 환멸을 느끼고 빠져나갈 때 방송의 살 길마저 사라진다는 사실을 방송 관계자들은 명심해야할 것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