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초연된 연극 ‘황야의 물고기’(연출 권호성)가 2009년 새롭게 무대에 오른다. ‘의자는 잘못 없다’ ‘절대사절’ 등을 발표한 극작가 선욱현 씨가 극본을 쓰고 권호성 씨가 연출을 맡았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권총을 든 배우들의 등장은 한편의 영화를 상상하게 만든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그린 ‘황야의 물고기’는 일탈을 꿈꾸는 온라인 카페 비밀 모임이 만든 ‘서부시대’의 가상공간이다. 카페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서부극 놀이’를 벌이는 사람들의 황당한 극으로 시작된다. ‘서부시대’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서부 시대 복장을 하고, 주어진 대본대로 말하면서 일종의 ‘서부극 놀이’를 한다. 이곳을 찾는 회원들은 어린 주부부터 전당포 아저씨, 고물상 주인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이 작품은 ‘서부시대’라는 카페를 통해 현실 속에 펼쳐지는 쓸쓸함을 표현했다. 이리저리 치여 사는 현실 속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서부극놀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해방구 같은 기능을 한다. 연극에서 황야는 ‘현실도피구역’으로서 ‘서부시대’의 카페를 수단으로 정했다. 쓸쓸한 현대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서부시대와 현실의 오버랩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권호성 연출의 ‘황야의 물고기’는 배우 진남수, 주유랑, 선욱현, 김정호, 정래석 등이 출연하고 3월 1일까지 소극장 모시는 사람들에서 공연된다. jin@osen.co.kr 연극 ‘황야의 물고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