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생각만큼 늘지는 않더라구요." 지난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서 맹타를 터뜨리며 팀의 한국 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오재원(24. 두산 베어스)이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출장'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올시즌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며 117경기에 출장, 2할4푼8리 28타점 28도루(공동 7위)를 기록한 오재원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6경기 동안 4할4푼(25타수 11안타) 5타점으로 최우수선수(MVP)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비록 타이틀의 영광은 팀 선배 이종욱(29)에게 넘겨 주었으나 불방망이를 과시한 그가 없었다면 두산의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 또한 요원 했을지도 모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공손하게 첫 인사를 건넨 오재원은 1985년생으로 소띠 선수이기도 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동시에 외야 수비까지 나설 수 있는 재능을 갖춘 그는 "그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습니다.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체력 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만큼 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자 노력 중입니다"라고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내려찍는 '다운 컷' 스윙을 하며 타율을 많이 끌어올렸던 오재원은 이전까지 '거포식' 어퍼 스윙에 가까운 타격을 했던 선수다. 그에 대해 김광림 두산 타격코치는 "배팅 시 힘이 탁월한 선수가 아닌 만큼 손목으로 퍼 올리는 스윙보다 손을 왼쪽 귀 방면에 붙여 다운 컷 스윙을 유도했다. 다행히 후반기 결과가 좋았다"라며 오재원의 타격 변화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재원은 그에 대해 "확실히 제게는 '다운 컷' 스윙이 마침맞은 것 같습니다. 치명적인 단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제가 내려찍는 스윙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라며 다부진 계획을 밝혔다. 시즌 후반 타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만큼 타격에 대해 묻는 대신 주루 플레이에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벤치 사인보다 제 자신의 판단에 따른 도루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라며 지난 시즌 '육상부 가입'의 비결을 밝힌 그는 "도루를 많이 시도하면 부상 위험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상황에 집중하며 최대한 제 기량과 기술을 끌어내면 불의의 부상이 찾아오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는 말로 다가오는 2009시즌에도 활발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시즌 목표에 대해 오재원은 "개인 성적에 집중하기보다 팀이 원하는 위치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데뷔 이후 계속 한국시리즈에 출장했는데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출장이라면 제 자신에게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오재원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팀 플레이어'다운 모습을 보였다. 오재원은 경희대 시절 정확한 타격을 과시하며 국가 대표를 역임하고도 장타력의 아쉬움으로 인해 '지명권 포기' 위기에 놓였던 선수다. 그러나 그는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재능을 바탕으로 프로 데뷔에 성공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큰 경기서 제 기량을 떨치며 야구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 당시 "생각이 많은 편인 (오)재원이에게 부담을 안겨준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오재원은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라며 유망주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의 기대 속에 '팀 플레이어'로 자라나고 있는 오재원이 기축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 수 있을 지 자못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