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랑 손은 감을 기억하고 있는데 못 던지니 답답했어요". 프로 데뷔 세 번째 시즌을 맞게 된 '승리 카드' 임태훈(21. 두산 베어스)이 부상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바람을 밝혔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합류를 앞두고 재활 훈련에 한창인 임태훈은 직구 및 슬라이더, 서클 체인지업 그립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꺼냈다. "공을 채는 감이 좋을 때는 그것을 잃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등판하기 전 불펜에서도 이 감을 찾고자 노력하는 편"이라는 임태훈은 "불펜에서부터 전력 투구를 하다보면 감을 잡을 수 있지만 가끔은 페이스를 잃어 정작 중요한 경기서 고전할 때도 있다"고 부작용까지 이야기했다. 뒤이어 그는 이수중 시절 부상으로 인해 힘들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임태훈은 "6개월 동안 어깨 부상으로 공을 못 던져서 혼자 방에서 운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부상 중에도 계속 공을 만지작거리며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머리와 손이 감을 기억하고 있는데 정작 어깨가 아프니 던질 수가 없는 거예요. 말이 6개월이지 직접 느낀 건 엄청났습니다.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상태였는데 정작 어깨가 아파 던질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분해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요". 뒤이어 임태훈은 "데뷔 초에는 공을 역동적으로 잡아챈 뒤 미트에 직구가 꽂히는 감이 너무 좋아 전력 투구를 많이 했다. 그러나 윤석환 투수코치께서 변화구 연마의 중요성을 적극 강조하셨기에 이제는 변화구 구사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러브 안에서는 직구 그립을 잡은 뒤 백스윙 때 그립을 바꿔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한다"는 임태훈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좌타자를 상대로 서클 체인지업을 사용해 재미를 봤다. 특히 9월 23일 잠실 히어로즈전서 조재호(30)를 상대로 던졌던 서클 체인지업의 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자세한 장면은 다시보기로 봐 주세요"라며 웃었다. 임태훈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서 김재현(34. SK)에게 쐐기 솔로포를 내줬다. 특히 10월 27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2차전서는 2구 째 가운데로 몰린 직구(141km)를 통타당해 두산 팬들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 카운트가 유리했던 만큼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게 좋지 않았는가'라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묻자 임태훈은 눈빛을 반짝이며 "볼카운트가 1-0이었던 만큼 '하나는 변화구로 낮게 제구하라'라는 주문이 있었다. 그러나 무언가에 홀린 듯이 직구로 결정구를 삼고 싶었고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홈런이 되었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farinelli@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