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일럿(정규 편성에 앞서 임시로 시청자 반응을 살피는 프로그램)으로 한차례 선보인 뒤 정규 편성된 SBS 예능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좋은 시청률을 얻은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아닌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대부분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SBS는 현재 목요일과 금요일 밤 11시에 각각 ‘연애시대’(안범진 연출)와 ‘절친노트’(박승민 연출), 토요일 밤 5시 20분에 리얼육아보고서 ‘좋아서’(공희철 연출)를 방송 중이다. 먼저 지난 7월 말 파일럿으로 한차례 방송됐다 같은 달 31일 정규 편성된 ‘절친 노트’는 세 프로그램 중에서 시청률 면에서 가장 고무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7월 31일 첫 방송에서 10.8%의 전국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절친노트’는 지난 2일 방송에서도 여전히 두 자릿수인 10.5%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AGB닐슨 기준). 또 다른 시청률조사회사인 TNS미디어 코리아는 12%로 집계했다. 금요일 밤 예능이 사각지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수치다. ‘절친노트’는 스타들의 관계 회복과 친분 쌓기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 파일럿 방송 당시 MC 김구라가 가수 문희준에게 공개사과하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후 샵의 멤버였던 이지혜와 서지영이 해체 이후 6년 만에 재회하는 모습을 담기도 했고, R.ef멤버 성대현과 이성욱의 화해 과정을 그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대체적으로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신선하다는 의견이다. 다음은 추석 때 한 차례 편성됐던 ‘연애시대’. ‘리얼연애카메라’를 콘셉트로 남녀 간의 심리를 파헤쳐 가는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방영 당시 9%의 시청률을 보였던 ‘연애시대’는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정규 편성됐지만 이후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월 6일 6.5%의 시청률로 첫 방송된 ‘연애시대’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평균 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동시간대 경쟁 채널에 국민 MC 유재석이 진행하는 ‘해피투게더’가 편성돼 있기 때문이다. 한번 고정 시청자 층이 형성되면 채널이 움직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연애시대’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측면에서 나름의 강점이 있다. 공감대 형성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요소가 있는 것. 이 같은 점을 십분 발휘한다면 앞으로 프로그램 고정 시청자 층이 증가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추석 한 차례 파일럿으로 방영된 후 11월 1일 정규 편성된 SBS 예능 프로그램 ‘좋아서’(공희철 연출)다. ‘좋아서’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스타들의 리얼 육아 보고서의 줄임말로 육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다섯 남자가 초등학생 딸을 키우며 벌이는 좌충우돌 육아과정을 리얼하게 담는다. 실제 일반인 아빠들의 인터뷰 장면을 비롯, 자막으로 구체적인 육아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공익적인 측면도 더했다. 파일럿 방영 당시 7.2%로 시작했던 ‘좋아서’는 이후 4~6%로 ‘연애시대’와 마찬가지로 한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재미와 공익성 두 가지 모두를 살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둘 사이의 완급 조절만 잘해나간다면 프로그램의 독특한 포맷을 살려나갈 수도 있다. SBS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파일럿 편성에 대해 “시청률도 중요하겠지만 신선한 포맷으로 오래갈 수 있는 SBS 예능 프로그램을 찾는 하나의 방향”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다른 SBS 관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앞으로 예능뿐만 아니라 교양 등에서도 이 같은 파일럿 편성은 계속될 것 같다”며 앞을 내다봤다. yu@osen.co.kr 위에서부터 아래로 '절친노트' '연애시대' '좋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