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 '한반도의 공룡' '북극의 눈물'에 이어 이번에는 '누들로드'다. 짜증나는 드라마와 식상한 예능 프로로 시청자 원성을 사고 있는 지상파 TV들이 잘만든 다큐멘타리 대작을 연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KBS는 새해를 맞아 3일 오후 8시 인류의 오랜 먹거리 동반자 국수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인사이트아시아의 새로운 시리즈 - '누들로드'를 방영했다. 중국과 서역의 교역 통로였던 '실크로드'를 빗대서 제목을 '누들로드'로 이름지은 재치도 돋보였다. 제작진은 한국민은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까지, 동북아시아 3국이 가장 즐기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국수를 소재삼아 흥미진진한 다큐멘타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언뜻 사소해보이는 국수를 대작 다큐멘타리의 주제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국수는 국물과 고명, 면의 종류에 따라 무한 변신이 가능한 음식이다. 인류가 요리할 수 있는 국수의 종류는 무려 120만 개에 달한다고 한다. 또 이제는 온 지구 어느 곳에서나 공통적으로 즐기는 웰빙 음식으로 사랑받으면서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그 기원도 무려 3000~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류 최초의 밀가루 음식인 빵이 1만 2천 년 전 탄생했다면 국수를 먹기 시작한 때는 수천년 세월이 더 흐른 다음이다. 그 세월을 기다렸던 만큼 국수의 등장은 인류의 입맛을 한 층 업그레이드 시키고 미각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를 했다. 그래서 국수를 다룬 다큐멘타리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관심과 호평을 보낼수 밖에;. '누들로드'의 주요 내용은 '기묘한 음식' '미라의 만찬' '파스타 오디세이' '아시아의 부엌을 잇다' '인류 최초의 패스트 푸드' '세상의 모든 국수' 등으로 이어진다. 시리즈 각각마다 전혀 다른 각도에서 국수를 조명하고 흥미로운 볼거리를 삽입하며 역사적 고증과 심층 취재를 곁들여 다큐멘타리의 묘미를 한껏 고조시켰다. 제작진은 '아시아의 면이 대륙과 문화권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바꾸어가는 반만면의 흥미진진한 여정! 실크로드와 국수의 만남'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자부했다. 중국내륙의 숨겨진 오지를 비롯한 아시아 중근동 유럽 10개국을 2년동안 탐사 취재했고 음식문화사 연구 권위자들의 자문으로 그 권위를 높였다. 또 장대한 HD 화면과 함께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되살아나는 고대인의 삶과 문명도 빛을 발하고 있다. 결국 '누들로드'는 지난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의 환경파괴를 고발한 MBC '북극의 눈물'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안방극장의 다큐멘터리 붐을 살리는 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