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영화산책]2009년 한국영화 시장은 살아날까. 1~11월까지 멀티플렉스 CJ CGV가 집계한 전국 관객수는 모두 1억 3490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660만 명이 감소했다. 한국영화 르네상스가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2006년에 비해서는 무려 1500만 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제작 및 배급사와 극장들은 수익 개선을 위해 지난해 영화요금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십 수년 째 정부의 서민물가 안정이라는 명목아래 물가상승률 훨씬 아래서 묶여 있는 영화요금을 어느 정도 현실화해야된다는 하소연이다. 그러나 대다수 영화팬들은 1인 7천~8천원의 현 영화요금을 1만원선으로 올리자는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일부 영화인들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기승을 부리는 현실 속에서 영화 요금을 올릴 경우 그 이익은 고스란히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챙기고, 한국영화사들은 실익 없이 욕만 먹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화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인터넷 상에서 벌어진 논란에서는 '먼저 이동통신사 할인 등 갑자기 사라져버린 영화요금 할인 서비스부터 부활해달라'는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됐다. 싸게는 2000원에도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었던 이동통신 회사들의 멤버십 카드 할인 혜택은 2006년 7월 거의 사라졌다. 할인 혜택을 이용하는 영화팬의 급격한 증가로 이통사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영화사, 극장측에 할인 부담을 크게 지운 때문이다. 이어 2007년에는 신용카드를 통한 영화요금 할인 서비스가 도마 위에 올라서 이동통신 할인제도가 사라질 당시와 비슷한 상황으로 전개됐다. 결국 각종 멤버십 카드를 통해 2000~5000원까지 영화 요금을 할인받았던 영화팬들은 실질적으로 50% 가까운 인상 효과를 체감한 셈이다. 현재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영화계가 급격한 관객 감소와 수익률 악화, 투자자 실종의 3대 악재에 시달리고 있어 올해 영화요금 인상 논의는 더욱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상 유지나 할인제 부활'을 바라는 관객들과 '영화요금 인상으로 위기상황 돌파'를 바라는 양 측의 한판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이통사 할인 제도를 없앨 당시 영화사들의 낙관적인 전망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 중견 영화사 대표는 "2시간 짜리 영화 한편을 보는 문화생활의 대가로 7000원 입장료는 싸다고 본다. 고급 커피점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비용에 불과하다. 할인 혜택이 없어지더라도 영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관객들은 줄지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현실은 급격한 관객 감소로 드러났다. 물론 한국영화의 관객 감소에는 개봉작 증가에 따른 전체 질적 저하 등 보다 근본적인 요인들이 작용한다. 그렇지만 할인 제도의 폐지와 함께 국내 영화 관객수가 끊임없이 감소했다는 사실도 짚고 넘어가야할 사항이다. 영화계는 숙원 사안인 영화요금 현실화를 추진하면서 반드시 영화팬들의 목소리도 귀담아들어야만 위기를 기회로 바꿀수 있을 것이다. mcgwire@osen.co.kr 1000만 관객 돌파 한국영화 4편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