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유재석 투톱 MC 체제로 다른 예능 MC들의 활약이 주춤하다. 하지만 2008년 연말 시상식에서 신동엽, 이혁재 등이 재치있고 깔끔한 진행으로 다시 한번 명성을 확인했다. 신동엽은 작년 KBS 연예대상과 MBC 연기대상 MC를 맡으며 침착하고 재치있는 진행을 인정받았다. 이에 앞선 10일에는 23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에도 진행을 맡았다. 왕비호는 연예대상에서 신동엽에게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윤형빈은 “연예대상 1회 MC, 작년 올해 MC, 아이고 지겨워. 그래도 신동엽씨가 MC를 맡아서 다행이야. 객석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뻘쭘할 뻔 했어”라며 무관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역으로 시상식에서 신동엽만큼 진행을 잘 볼 수 있는 MC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집단MC체제가 각광받으며 팀원들을 유하게, 혹은 강하게 이끌 수 있는 유재석 강호동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신동엽 특유의 재치가 녹슬지 않았음을 큰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동엽의 가장 큰 장점은 돌발상황이나 실수를 재치있는 입담으로 받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상식은 오랜 시간 팀워크를 맞춰온 멤버들이 진행하는 게 아니라 만전을 기한다해도 생방송 중 어떤 돌발 상황이 연출될 지 모른다. K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부문 신인상을 받은 김경아가 수상 소감을 길게 말하자 “이렇게 소감 길게 말하면 다음해부터 상타기 힘들어진다”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다음 수상자들에게 ‘생방송’임을 환기시켰다. 함께 진행을 맡은 이지애 아나운서가 수상자로 선정되며 놀라워하자 “정말 수상하는 걸 몰랐을까요?”라며 짓궂은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처럼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을 재치있게 넘기는가 하면 긴장하는 출연진을 위해 위트 있는 멘트로 분위기를 전환하기도 한다. 예능 프로그램에 익숙치 않은 김연아와 박태환도 신동엽의 덕에 편하게 안방 시청자들을 찾을 수 있었다. 1일과 2일 방송된 KBS 신년 프로그램 ‘2009 국민의 희망 파이팅 코리아 김연아 스페셜’과 ‘박태환 스페셜’에서 진행을 맡으며 게스트를 편안하게 리드해 웃음을 선사했다. MBC 연예대상은 노조 파업으로 어렵게 진행됐다. 이혁재는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막가파’ 식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시상식에서 만큼은 차분하고 깔끔한 진행, 거기다 예리한 인터뷰와 강마에, 비의 레이니즘 패러디로 웃음까지 선사했다. “방송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어 이번 시상식이 제대로 방송될지 걱정했다”고 입을 연 이혁재는 윤종신이 시상을 위해 객석을 뜨자 “윤종신씨가 수상자인줄 알고 왔다가 실패하고 사라졌다. 빨리 돌아오시라”는 짓궂은 말을 전했다. 이에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윤종신은 이를 받아쳐 “내가 유세윤(수상자) 보다 못한 게 뭐냐. 김구라가 가만 안 있을 것”이라며 코믹한 상황을 만들었다. 제작 환경이 여의치 않자 더욱 코믹한 상황을 연출해 아쉬움을 달랬다. 또 대상 발표를 앞두고 강력한 두 후보 유재석, 강호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긴장감도 고조시켰다. 2년 연속 대상 수상자였던 유재석에세 결과 발표를 부탁하며 “누가 되든 유재석 표정 변화를 주목하라”며 상황을 연출했다. 이혁재의 재치있고 깔끔한 진행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이 날 수 밖에 없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