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최고의 코미디언 최양락과 이봉원이 콩트에서 버라이어티로 코미디의 주축이 변했음을 토로했다. 최양락과 이봉원은 5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에 게스트로 출연해 콩트가 대세였던 80년대를 회상했고 변화를 맞은 지금을 짚어봤다. 이봉원은 “80년대는 콩트가 기본이었다. 잘 나가는 개그맨은 버라이어티 안 나갔다. 콩트에서 연기로 웃기는 걸 인정해줬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봉원은 장두석과 함께 ‘시커먼스’라는 코너로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으며 실제로 아이들이 흑인 분장을 하기 위해 연탄을 깨는 바람에 연탄 판매가 급증할 정도였다. 최양락 역시 “80년대는 코미디가 붐이었다. 이순재 선생님이 부러워할 정도였으며 ‘네로야(최양락), 이번 주에는 무슨 얘기냐?’며 물어보셨을 정도”라며 인기를 입증했다. 최양락은 ‘네로 25시’ ‘괜찮아유’ 등으로 당대 최고의 개그맨으로 자리잡았다. 네로 황제 역할만 3년 했고 큰 인기도 누렸던 탓에 “진짜 황제가 된 냥” 건방도 떨었다. 20년 전에는 인기를 등에 없고 속도 위반을 수시로 해도 무사 통과였지만 딱 한번 “이 사람 착각 하고 있어. 당신이 극중에서나 네로지 실제로는 아니잖아”라며 호통치는 경찰관을 만나 자세가 바뀌었다는 일화도 그의 인기를 입증했다. 당시 개그맨은 애드리브보다는 연기력이 중요했다. 연기, 개그에 약했던 유재석은 7~8년 오랜 시절 무명으로 보내야 했다. 최양락은 “이렇게 밀어줘도 그렇게 안되는 놈이 있나 싶었다. 이렇게 뜰 줄 몰랐다”며 MC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후배를 놀라워하면서도 대견스러워했다. 연기가 안됐던 유재석이 MC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미디의 주축이 콩트에서 버라이어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양락은 “어느새 세월이 흘려 예능 리얼 버라이어티가 각광받고 있다. 나는 계속 개그하고 싶었지만 인기 없다고 내렸다. 강호동 유재석 같은 후배들이 버라이어티에서 활약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미디 연기를 잘하는 것보다는 게스트들에게서 웃음을 뽑아내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이제는 인기가 없어 방송에서 밀려났다는 최양락이지만 10년 만에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의 입담은 농익었고 화려했다. 10여년 전 여의도의 한 대중탕에서 때를 밀다가 젖꼭지가 너덜너덜해져 피가 난 사연을 너무 천연덕스럽고 재미있게 털어놔 주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에서 게스트를 잘 다루는 MC가 최고의 대우를 받지만 80년대 콩트에서 최고의 코미디 연기를 보여줬던 이들의 웃음 또한 지금 시청자들에겐 ‘통하였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