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 꼽은 SK 마운드 키맨 5인방
OSEN 기자
발행 2009.01.06 10: 39

"이들 중에서 두 명만 올라와도 성공이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해 가장 먼저 전지훈련에 돌입한 SK 김성근(67) 감독이 올 시즌 마운드 키플레이어로 5명의 이름을 꼽았다. 엄정욱(28), 제춘모(27), 이승호(33), 전병두(25), 박현준(23) 등 투수들이 그들. 지난 5일 일본 고지캠프로 출발한 김 감독은 하루 전 문학구장에서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 주목해야 할 선수를 묻는 질문에 이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열거한 뒤 "이들 중 둘만 (1군 전력에) 올라와도 성공"이라며 기대에 찬 표정을 지었다. 5명 모두가 투수라는 점에서 김 감독이 얼마나 마운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평소 김 감독은 마운드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곧 경기의 승패, 나아가 시즌 전체 판도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꼽은 엄정욱의 상태는 긍정적이다. 재활을 담당하고 있는 이병욱(29) 컨디셔닝 코치에 따르면 "현재는 60~70%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갓 피칭이 가능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면서 "불같은 강속구는 힘들겠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전성기시절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정욱은 한국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다. 한국 최고 기록인 158km을 찍었다. 전지훈련에서는 160km를 넘기기도 했다. 2004년에는 105⅓이닝을 던지며 7승 5패 3.76의 방어율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2006년 팔꿈치, 2007년 어깨 수술로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다. 2006년 2경기(1⅔이닝)에 나온 이후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김 감독은 엄정욱의 피칭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정욱은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재활과정에서 당연히 올 수 있는 것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전력감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제춘모 역시 지난해 마무리훈련을 통해 김 감독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지난해 4월 공익근무를 마친 제춘모는 후반기 깜짝 엔트리 후보로 거론될 만큼 좋았다. 아직 루키시절이던 2002년 9승(7패), 2003년 10승(6패)을 올렸을 때 정도는 아니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점차 기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엄정욱과 제춘모를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자원"이라며 윤길현의 공백을 메워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7시즌부터 오른 무릎 통증을 느껴오던 윤길현은 지난 12월 3일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무릎 반월상 연골판 봉합 수술을 받았다. 5개월의 재활기간이 필요한 만큼 올 시즌 상반기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LG에서 이적한 좌완 이승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승호는 마무리캠프에서 끊어져 나오던 투구 동작을 매끄럽게 바꿔 볼 끝이 더 좋아진 상태다. 선발, 중간 모두 쓸 수 있는 자원인 만큼 올 시즌 핵심 마운드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겨울에만 벌써 3000개가 넘는 공을 던져 시즌 부활을 노리고 있다. 전병두는 이미 지난 후반기부터 궤도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 감독 뿐 아니라 SK 코칭스태프가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최일언 2군 투수코치는 "지금대로라면 전병두는 올해 뭔가 큰 사고를 칠 것"이라며 "모든 점에서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이례적인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병두는 지난해 KIA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후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점에서 김 감독이 어떻게 조련할지가 뜨거운 이슈였다. 올해 그 빛을 발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김 감독은 전병두가 현재 상태로만 전지훈련에 임한다면 김광현과 함께 좌완 원투 펀치 기용도 검토 중이다. 마지막으로 꼽힌 우완 사이드암 박현준은 올해 2차 1번으로 입단한 신인투수다. 하지만 1차 1지명 '퍼펙트맨' 좌완 김태훈보다 더 기대를 모으는 즉시전력감이다. 전주고-경희대를 졸업한 박현준은 대학시절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보유하고 있다. 결정구로 150km에 가까운 직구와 함께 낙차 큰 포크볼을 가지고 있어 왼손타자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상체가 들리던 투구폼까지 교정해 제구력이 한층 안정을 찾았다는 평이다. 군대로 간 이영욱, 혈행장애를 겪고 있는 이한진을 대신해 올해 SK의 대표적인 사이드암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으리란 기대다. 한편 김 감독은 포수 정상호에 대해 "작년보다 더 많이 경기에 투입될 것이다. 박경완이 나이가 있는 만큼 기회를 많이 얻게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스프링캠프 때 얼마나 올라와주는가가 관건"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letmeout@osen.co.kr 엄정욱-제춘모-이승호-전병두-박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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