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시즌 아지 알칸트라 이후 5년 만이다. 두산 베어스가 6일, 지난해 토론토 산하 트리플 A팀인 시라큐스 치프스서 활약한 맷 왓슨(31)을 총액 25만 달러(계약금 7만 달러, 연봉 18만 달러)에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우투 좌타 외야수인 왓슨은 2006~2007시즌 지바 롯데서 2년 간 2할4푼4리 9홈런 33타점을 기록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뒤 지난해 시라큐스서 2할9푼 5홈런 30타점을 올렸다. 최근 멕시칸 리그서는 32경기에 출장, 2할7푼1리 6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거포가 아닌 중거리형 타자라고 보는 것이 알맞다. 투수 지향적이던 인터내셔널 리그서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과 타율과 1할 이상의 차이가 나는 출루율(3할9푼5리-2008시즌)은 안정적이다. 특히 나쁜 공에도 거침없이 배트를 휘두르는 멕시칸 리그서도 3할9푼5리의 출루율을 기록했다는 점은 왓슨의 타격이 얼마나 신중했는가를 알게 해 준다. 그러나 왼손 투수를 상대로 2할2푼9리(35타수 8안타)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장타율도 4할2푼1리에 그쳐 거포 보강을 급선무로 삼은 두산에 얼핏 보면 알맞지 않은 카드일 수 있다. 멕시칸 리그서 5할2푼3리의 장타율로 파워가 붙은 것은 고무적이지만 '타자들의 천국'에서 기록한 것임을 감안하면 안심하기 이르다. 가장 중요한 것, 적어도 두산에서는 팀 내 친화력에 있다. 지난 시즌까지 두산에서 8년 간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았던 이창규 대리는 외국인 선수 선발에 대해 묻자 "사실 한국에 오는 선수들은 기량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보셔도 무방하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동양 야구에 얼마만큼 적응할 수 있는지, 팀 내 다른 선수들과 어떻게 조화되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이 대리는 "성적에서 큰 차이가 날 지 몰라도 경기 전 연습 등 현장에서 지켜 본 기량 차는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에 어떻게 적응 하는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과 다른 한국의 덕아웃 적응여부 등의 차이가 경기력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며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데 대한 주의점을 털어 놓았다. 왓슨은 2년 간 일본 야구를 경험했던 타자다. 두산은 지난 2005시즌 좌완 선발 요원 척 스미스를 시즌 도중 방출한 바 있다. 방출 당시 스미스의 성적은 4승 6패 평균 자책점 4.55였다.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었으나 두산이 그와의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팀 분위기를 해쳤다는 점에 있었다. 선수단의 단합을 중요시하는 김경문 감독은 항명을 일삼던 스미스를 방출한 후 KIA서 버려질 위기에 처했던 다니엘 리오스를 영입,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홍성흔(32. 롯데)이 떠나고 김동주(33)의 잔류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서 수비력이 좋은 편은 아닌 좌타자 왓슨의 영입은 지명타자 자리를 노리던 최준석(26), 유재웅(30) 등에게 긴장감을 안겨 줄 예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두산 선수단과 얼마나 잘 조화되느냐에 있다. 해외 리그서 좋은 출루율을 선보였던 외국인 타자가 국내 무대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던 전례가 지난해 덕 클락(33. 당시 한화, 현 히어로즈)을 제외하고는 훨씬 더 많은 편이었다. 때문에 왓슨의 성공 여부는 방망이와 함께 선수단 적응력에 달려 있다. '인화'를 중시하는 김 감독의 두산에서 왓슨이 '코리안 드림'을 일궈낼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