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잔뜩 위축됐던 2008년, 해가 바뀐 2009년 벽두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길은 요원하다. 지구촌을 강타한 경제위기 속에서 문화계가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비수기라 불리는 냉혹한 1, 2월에 경제위기까지 겹친 문화계에 떠나가는 관객을 붙잡기 위한 특명이 내려졌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2008년 10대 히트상품’의 키워드를 통해 2008년 문화계 성공 트렌드를 살펴보고 2009년 문화계가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힌 ‘2008년 10대 히트상품’을 살펴보면 ‘유명 연예인의 기부활동’, ‘베이징 올림픽 스타’ 등 유명인들을 통한 감성을 자극하는 사건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지상파 TV 연예오락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나 ‘우리 결혼 했어요’처럼 가상 세계 속 유명인들의 신(新)가족형 리얼 버라이어티쇼가 주목받았다. 온 가족이 즐기는 체감형 게임기인 ‘닌텐도 Wii’는 가족과 감성을 자극한 콘텐츠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선정된 10대 상품들의 공통점은 감성(Feeling), 가족(Family), 유명(Famous)의 성공 포인트를 제시하고 이것의 앞 글자를 딴 ‘3F’ 트렌드라는 키워드로 압축해 흥행여부를 풀이했다. ‘3F’ 트렌드는 영화계에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연초부터 감성의 힘을 보였고, 후반기 뮤지컬에서도 크게 히트했던 메릴 스트립 주연의 ‘맘마미아’가 모녀간의 따뜻한 사랑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최근 가족 간의 따뜻한 이야기를 다뤄 연말까지 영화계의 감성 파워를 이끌었다. 연극계에서도 ‘3F’ 트렌드는 어김없이 효과적이었다. 모녀간의 따뜻한 애정을 보여준 연극 ‘잘자요, 엄마’ 노년층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처럼 감성적인 이야기를 다룬 공연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는 경제 불황이 장기화될수록 감성적인 따뜻함, 가족을 찾게 되는 대중의 심리적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2009년 새해에도 경제 불황이 좀처럼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계속되고 있어 이러한 문화계 트렌드는 이어질 전망이다. '3F' 트렌드를 내세우는 2009년 새로운 공연계 작품을 살펴보자. 먼저,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제작 ㈜iHQ, 연출 구태환)은 문화계 히트 키워드 ‘3F’를 갖췄다. 2008년 크게 히트한 연극 ‘잘자요, 엄마’에 뒤를 이어 모녀가 선사하는 가족애를 그렸다. 갑작스레 친정을 찾아온 딸이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2박 3일을 감동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친정엄마와 2박3일’은 배우 강부자와 이용이가 친정엄마 역을, 전미선과 이기림이 딸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누구나 애잔하고 가슴 뭉클한 ‘엄마와 딸’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화려한 춤과 웅장한 음악 속에 ‘3F’을 내놓은 우리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 (제작 ㈜트라이프로)도 무대에 오른다. 70, 80년대를 대표하는 하이틴영화 ‘진짜진짜 시리즈’를 모티브로 학창시절의 꿈과 낭만, 가슴 설레는 첫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한 드라마에 주옥같은 우리 가요가 어우러져 ‘한국판 맘마미아’라는 평을 받은 작품이다. 뮤지컬배우 박해미, 박상면이 출연하는 복고풍 뮤지컬로 누적 관객 10만을 돌파하며 8일부터 앙코르 공연에 들어간다.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실감나는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 흥겨운 라이브 밴드의 연주, 그리고 대형공연장의 스펙터클하고 업그레이드 된 무대와 버라이어티 쇼의 화려함까지 보여줄 예정이다. jin@osen.co.kr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연극 ‘잘자요, 엄마’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그대를 사랑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