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오는 13일 '성구회(星球會)'가 결성된다. 통산 200승, 2,000안타, 300세이브를 달성한 대(大) 선수만이 가입할 수 있다. 20여 년 동안 꾸준히 활동해야 이뤄낼 수 있는 기록들이다. 프로야구선수로서 최고의 영예로운 모임이라 할 만하다. '성구회' 창설을 며칠 앞두고 초대 회장에 선임된 송진우(43.한화)가 의미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언제부턴가 유행처럼 얘기하는 '세대교체'란 말 그만 했으면 좋겠다. 30줄에 들어선 선수들은 이 네 글자에 밤잠을 못 잔 다"고 털어놨다.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격인 송진우가 이렇게 얘기할 정도면 다른 선수들이 '세대교체'로 받는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만 하다. 송진우는 '세대교체'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위적인 물갈이를 위해 고참들을 밀어내는 방법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젊은 선수들로만 이뤄진 팀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아 생명력이 길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고참들을 밀어낸 젊은 선수 역시 몇 년 안에 다른 젊은 선수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송진우는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올해로 28년째를 맞는데 '성구회' 멤버가 고작 3명(송진우 양준혁 전준호)밖에 없는 것도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송진우 등 3명은 여러 차례의 예비모임에서 자격요건 완화를 검토했지만 모임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이 같은 규정을 마련했다. 30년이 다 되도록 이 3가지 요건을 갖춘 대상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선수수명이 지극히 짧았다는 반증이다. 이는 구단이나 감독들이 30대에 접어든 선수가 1~2년만 성적을 내지 못하면 곧바로 정리해 버리는 관행과 무관치 않다. 송진우는 "잘 할 때는 '노장투혼' 했다가 한 번 못하면 '나이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시각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나이 든 선수들은 하루하루 목을 내놓고 경기장에 나간다"고 강변했다. '성구회'의 출현과 함께 선수들에게 또 하나의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또한 '성구회' 멤버를 몇 명이나 배출했느냐가 '명문구단'의 척도가 될 것이다. 송진우의 말처럼 고참들도 어깨 펴고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