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베테랑 여배우 최정원(39), 전수경(42), 이경미(47)가 뭉쳤다. 대담한 그녀들의 여(女)성(性)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Vagina monologues)’(연출 이지나)가 돌아왔다. 1996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희곡 작가 이브 엔슬러(Eve Ensler)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그녀가 내밀히 만난 200여명의 여성들과 나눈 성(性)이야기를 연극으로 옮겼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신랄하고도 유쾌한 탐험이다. 쉼터에 의탁중인 젊은 여자, 30-40대 중산층 중년의 여성, 70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여성의 역할을 연기하면서 여성의 성기(Vagina)와 섹스에 얽힌 신랄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여성에 대한 폭력문제를 다룸으로써 여성의 성(性)의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한다. 작품은 여성신체를 구체적으로 알아가면서 여성이 자신들의 신체와 의식적인 관계를 갖도록 만들고 있다. 때론 유쾌하게 웃기도 하고, 때론 가슴 저미는 아픔을 함께 하면서 작품을 보는 관객들은 이내 여성 성(性)자체의 존재성을 자각하며 깨달아가게 된다. 단순히 남성 위주의 세상을 향해 조소를 날리거나 공격적으로 쏘아대는 페미니즘 희곡에 머물지 않는다. 감춰져 있던 성(性)의 본질을 일깨우고, 이를 억압하는 사회의 폭력성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다. 또한 여성이 자신의 신체, 즉 자신에 대해 좀 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알아가도록 자극한다. 이미 미국전역을 강타한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한 이 작품은 미국과 영국 공연에서 브룩 쉴즈, 기네스 펠트로, 위노나 라이더, 우피 골드버그 등 스타들이 잇따라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원작은 말 그대로 ‘모놀로그’로서 한 명의 연기자가 극 전체를 소통해야 하며 한국에서도 서주희, 장영남 등이 호평 속에 공연한 바 있다. 2001년 초연 당시, 배우 김지숙 이경미 예지원이 극을 3분할해 공연을 끌어가는 ‘트라이어로그’ 버전으로 관객을 맞았다. 연출자 이지나는 2009년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선택하면서 8년 전의 ‘트라이어로그’ 연출 방식에 더해 ‘토크쇼’라는 새로운 형식을 꺼내들었다. 이런 방식은 전 세계 토크쇼의 대명사 ‘오프라 윈프리 쇼’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1명의 사회자와 2명의 출연자가 대화하는 토크쇼 형식을 취한 2009년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초연에 비해 유머러스하며, 배우들이 즉흥 연기도 삽입된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1월 16일부터 2월 28일까지 대학로 SM스타홀에서 공연된다. 문의는 02)205-3307. jin@osen.co.kr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배우들. 왼쪽부터 이경미, 전수경, 최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