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주말 예능에서 또 한번 '라인업'의 악몽을 꾸게될까. 그 1순위 후보로 토요일 오후 5시15분 방영되는 '좋아서'가 꼽히고 있다. '좋아서'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스타들의 리얼 육아 보고서라는 주제로 선보인 새로운 스타일의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그러나 신선한 소재와 예능 새 얼굴의 대거 투입이라는 처음 기대와 달리 몇 달째 자리를 못잡고 방황하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출연진의 면면은 외견상 화려하다. '왕아빠' 김건모를 비롯해 '투덜 아빠' 유세윤, '초보열혈 아빠' 김형범, '꽃미남 아빠 이홍기' '불량 아빠' 김희철 등이 어우러졌다. 개별적으로 각자 분야에서는 나름대로 인정받는 스타들이다. 그러나 주말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어갈만한 구심점이 없다는 게 문제다. 개그맨 유세윤 외에는 버라이어티 경험이 게스트에 불과하거나 거의 없는 수준이다. 톱가수 김건모는 예능 게스트로서 구수한 입담과 재치를 자주 선보였지만 고정 출연의 경력은 전무하다시피하고 김형범과 이홍기, 김희철은 아예 예능 초짜로 간주된다. 그렇다고 유세윤이 본격적으로 예능을 이끌어갈만한 경력의 소유자도 아니다. 그도 MBC '무릎팍 도사'에서처럼 아직은 2인자로 예능의 양념 노릇을 하는 데 더 익숙한 처지다. 이런 멤버 구성으로 국내 예능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리얼 육아 보고서란 컨셉과 소재는 소화하기 쉽지않고 여기저기서 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 이같은 '좋아서'의 문제점은 저조한 시청률로 드러나고 있다. AGB닐슨 조사 결과 10일 방송분의 전국 시청률은 7.2%.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이 퇴출 위기를 겪을 때만큼은 낮지 않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구멍 투성이다. 같은 시간대 라이벌 방송인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파업 여파로 2주째 재방송을 내보냈다. 재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스친소'의 시청률은 8.6%로 '좋아서'를 눌렀다. 토요일 예능의 간판인 '무한도전'조차 2주연속 재방송으로 '스펀지 2.0' '스타킹' 등에 더블 스코아 차로 밀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좋아서'의 부진은 확연하게 대비된다. 하지만 '좋아서'는 아직까지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예능이다. 어린이와 부모 등 가족들이 토요일 저녁시간대 함께 보기 좋고 도움되는 내용들도 포함돼 있다. 멤버들의 구심점이 될만한 MC가 투입되면 프로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는 게 예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