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과 김창수가 축구 국가대표팀의 체력왕으로 등극했다. 대표팀은 1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서귀포 시민구장에서 열린 공식훈련에서 본격적인 체력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미 오전 훈련을 통해 몸 풀기를 마쳤던 선수들은 20분간의 러닝과 스트레칭이 끝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훈련에 임해야 했다. 바로 거스 히딩크 감독 시절 '공포의 빽빽이'라 불렸던 셔틀런이었다. 허정무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 훈련에서 선수들은 출발 신호와 함께 조금씩 빨라지는 속도에 따라 몸을 움직여야 했다. 박태하 코치는 선수들에게 "고개 들고 라인을 정확히 밟아"라고 호통 치며 훈련을 독려했다. 선수들은 10여 분간 약 3Km를 달렸다. 체력의 우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눈에 띄게 드러났다. 주로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포함된 A조에서는 이운재와 정성룡, 김영광 등이 먼저 손을 들었고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포진된 B조에서는 정성훈과 한태유, 하대성이 거친 숨소리와 함께 포기를 선언했다. 반면 A조의 김창수와 B조의 기성용은 코칭스태프가 훈련을 마칠 때까지 흔들림 없는 움직임을 선보이며 휴식기를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노장인 송정현과 이정수 등도 젊은 선수들에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하며 주전경쟁에 청신호를 보였다. 셔틀런이 끝난 후에도 대표팀의 훈련은 이어졌다. 11대11로 팀을 나눈 대표팀은 좁은 공간에서 미니 게임을 벌이며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면서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연습경기에 대비했다. 훈련이 끝난 뒤 허정무 감독은 "선수단 전체가 언제까지도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야 한다. 대표라면 이런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 선수들에게 앞으로 큰 기대를 한다"는 주문을 선수단에 남겼다. 한편 대표팀은 12일 한라산을 등반한 뒤 광운대(15일)와 고양 KB국민은행(16일)과 숭실대(19일) 그리고 울산 현대(21일, 23일) 등을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르며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갈 전망이다. stylelomo@osen.co.kr 서귀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