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방학이면 성장클리닉 전문한의원은 부모님과 아이들로 넘친다. 이들의 공통점은 보다 큰 키를 원한다는 것이다. 상담을 위해 내원한 학생환자들의 경우 또래보다 작은 키로 고민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감을 잃고 매사 소극적으로 생활하는 아이들도 많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성장클리닉서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 키가 클 수 없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우리 병원을 찾은 아이들 중 40%는 성장판이 이미 닫혀 많은 돈과 노력을 들인다 해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이며 또 40%는 굳이 성장클리닉 치료가 필요 없는 아이, 즉 영양소만 골고루 섭취한다면 자연스럽게 큰 키를 가질 수 있는 아이들이다. 나머지 20%의 아이들만이 성장클리닉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했을 때 충분히 키가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이다. 하지만 성장클리닉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가진 부모들은 돈과 시간을 들여 아이들과 함께 성장클리닉을 찾게 된다. 이런 수고를 덜고 키와 성장클리닉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순서로 4회에 걸쳐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다. ①성장판과 뼈나이란? ②우리아이 키 성장에 방해요인은 무엇? ③키가 클 수 있는 조건과 오해요인 ④진료대상 및 시기 ◆성장판과 뼈나이로 키가 클 수 있을지 판단 신체조건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견해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키'라고 생각한다. 예쁜고 잘생긴 얼굴과 날씬한 몸매, 매끈한 피부 등은 후천적 노력(의학적 노력 및 운동 등)에 의해 충분히 가꿔갈 수 있지만 키는 현대의학으로는 강제적으로 늘릴 수 없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아이의 상호적인 노력이 행해질 때 비로소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클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잘먹고 잘자면 키가 충분히 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었지만, 그것은 정말 기본 요소에 해당하며, 원하는 만큼 충분히 크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성장클리닉에서 사용하는 기본 용어부터 살펴보자. ▲성장판 성장판이란 뼈가 자라 키를 크게 하는 장소를 말하는 것으로, 키가 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키 성장의 기준점인 성장판의 개폐 여부에 따라 추후 성장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성장판이 열려 있다고 해서 무조건 키가 잘 크는 것은 아니다. 키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장판이 열려 있는 동안 잘 크고 있는지, 성장판이 닫히는 진행 속도는 어떤지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는 남자의 경우 만 16세, 여자의 경우 만 14세 정도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뼈나이 성장클리닉 상담 문의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우리 아이가 지금 몇 살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클 수 있나요"다. 하지만 성장클리닉에 있어서 자신이 태어난 나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체나이인 뼈나이(골연령)이다. 뼈나이라 함은 곧 신체적 나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날에 태어난 아이들이라고 해도 생활환경과 성격,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지에 대한 조건이 다 틀리므로 저마다 수염이 나고 초경을 하고 사춘기가 오는 시기도 각각 다르다. 이와 같은 원리로 키가 크고 멈추는 시기도 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실제 나이와 신체적인 나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뼈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어리면 어린만큼 키가 늦게 멈추고 실제 나이보다 많으면 그만큼 키가 일찍 멈추는 것이다. 따라서 10살 어린이가 모두가 다 10살의 뼈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8살의 뼈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12살의 뼈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현재 또래보다 키가 작다고 하여 최종적으로 작은 키를 갖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현재는 또래보다 큰 키를 가졌다고 해서 성인이 된 후 큰 키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이의 키가 클 수 있는 두 가지 핵심 요인인 성장판과 뼈나이에 따라 최종 키가 확정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 아이의 키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안심할 것은 아니며, 또 키가 또래보다 작다고 해서 무조건 실망할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성장클리닉에서 성장판의 개폐 여부와 뼈나이를 정확히 체크해 보고 필요하다면 치료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한다. 한번 닫힌 성장판은 약물치료나 침과 뜸 등으로도 다시 열 수 없으며 뼈나이 또한 물리적으로 퇴행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회에는 우리 아이 키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방해요인을 제거해 큰 키를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글=이솝한의원 압구정점 이명덕 원장(사진)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