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들에 비상이 걸렸다. 파업으로 2주연속 재방송을 내보낸 탓에 시청률이 날개없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간판 예능인 '무한도전'과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집 나간 시청자를 얼마나 빨리 찾아올수 있을까. 일단 MBC 예능의 정규 방송 편성은 이번 주부터 모두 정상화된다. 지난 8일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제작진이 업무에 복귀, 바쁜 일손을 놀린 덕분이다. 그러나 KBS와 SBS의 경쟁 프로들이 상당수 시청자를 뺏어가는 반사 이익을 얻은 다음이라 만회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MBC의 예능 간판이자 토요일 정상 자리를 지켜오던 '무한도전'은 지난 주말 한 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말이 스페셜이지 사실상 한참 철 지난 재방송을 틀은 결과다. 토요일 오후 6시 30분 시간대에서 늘 시청률과 인기 정상을 지켰던 '무한도전'은 10일 TNS코리아 조사 결과 9.4%를 기록하며 KBS 2TV '스펀지 2.0'의 18.2%에 더블 스코어 차로 밀렸다. 같은 시간 SBS 강호동의 '스타킹'은 16.2%로 '무한도전' 재방송 상영 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27일 15.4%를 기록했던 ‘무한도전’은 재방송을 처음 내보낸 3일 10.1%로 대폭 하락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방송 3사 예능 중 가장 낮은 시청률에 머물렀고 10일 '무인도 편 2탄'은 결국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격차를 더 벌렸다 '무한도전'의 재방송 시청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3주연속 재방송을 내보냈음에도 웬만한 예능이나 드라마 시청률을 유지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고정팬들의 충성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다른 한 편으로는 두터운 고정팬 층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재방송 특집으로는 시청자 이탈을 막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무한도전' 파업의 반사 이익은 '스펀지 2.0'이 가장 많이 누렸다. 예상외로 강호동의 '스타킹'을 제치고 시청률이 20%선 가까이 상승하는 특수를 누렸다. '일밤'의 경우 '무한도전'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 '무한도전'은 10대와 20대 사이의 충성스런 고정 팬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반면에 '일밤'의 시청자층은 유동성이 강한 까닭이다. 특히 '일밤'은 간판코너 '우리 결혼했어요'마저 최근 간판 커플들의 하차와 함께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같은 시간대 경쟁프로인 KBS 2TV '해피선데이'와 SBS '일요일이 좋다'에 더욱 큰 차로 밀렸던 중이다. 11일 재탕 삼탕의 몰래 카메라를 내보낸 '일밤 1부'는 AGB닐슨 조사결과 6.1% 시청률에 그쳤고, 세바퀴 스페셜의 '일밤 2부'는 9.7%를 기록했다. '해피선데이'가 18.6%, '일요일이 좋다' 1부가 25.6%로 고공비행한 사실을 감안하면 갈 길이 멀고 험하다. 따라서 MBC 2주연속 재방의 후유증은 프로마다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고정팬이 두터운 '무한도전'이 쉽고 빠르게 정상을 회복하는 것에 비해 '일밤'은 상당기간 암흑의 터널을 지나야할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