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 박미선 전진. 성별도 나이도 다른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게스트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정 MC자리를 꿰찼다는 것이다. 또 그 기회를 계기로 예능인으로 다시 주목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80, 90년대 최고 코미디언으로 손꼽혔던 최양락이 최근 부활을 노리고 있다. 콩트 코미디의 황제였던 그가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MBC ‘명랑히어로’ 등에 출연해 걸출한 입담을 자랑하며 그의 개그가 생소한 젊은 시청자층까지 폭소하게 만들었다. 결국 ‘야심만만’에서 고정 MC로 투입돼 19일부터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야심만만’에서 이봉원과 함께 출연한 최양락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잡으며 시청자들에게 어필했다. 21세기 들어서면서 예능에서 부진했던 것을 자학하며 ‘소심한 왕년의 코미디 스타’라는 캐릭터를 구축했다. 스스로 “나는 이제 재미없다고 내리더니 유재석, 강호동 같은 후배들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됐다” “ ‘웃찾사’에서도 금방 잘렸다”고 비판했다. 요즘 예능에 적응 못 한 것 처럼 보이는 그가 소심한 자세를 유지하며 오랜 세월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코믹 에피소드를 술술 털어놓을 때 시청자들은 폭소했다. ‘야심만만’ MC로서도 그가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재조명 받게 된 것은 틀림없다. 박미선은 2007년 12월 방송된 ‘해피투게더’에 게스트로 출연해 ‘박명수를 웃겨라’ 코너에서 코믹 분장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동안 ‘세상에 이런 일이’ ‘러브 인 아시아’ 등에서 차분하고 깔끔한 진행으로 인정 받았던 그가 스스로 망가지며 ‘굴욕’ 당했지만 여전히 ‘웃기다’라고 인정받는 순간이었고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러브콜이 쇄도했다. 최근 박미선이 다시 망가지는 모습은 보기 힘들지만 재치있고 깔끔한 진행으로 호평받고 있다. 전진 또한 게스트로 출연해 자기 캐릭터를 확고히 한 후 붙박이한 경우다. MBC ‘무한도전’ 멤버였던 하하가 군복무로 자리를 비우면서 제7의 멤버가 계속 교체 출연했다. 고정 MC가 들어갈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노홍철, 하하로 구성된 6인 MC체제에 고정팬이 상당했고 인기도 많았기 때문에 섣불리 새로운 멤버들 투입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이돌스타로 잘나가던 전진이 ‘무한도전’에 안 어울리게 열심히 하면서도 엉뚱한 모습으로 호감을 샀다. 이후 몇번 연속 출연하며 제7의 멤버로 인정받고 고정 MC가 됐다. 뿐만 아니라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에서 방송국 PD로 카메오 출연했던 전진은 융통성 없고 진지한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하더니 고정 출연하며 서영희와 러브라인을 만들고 있다. 최양락과 박미선은 게스트로 예능 출연해 ‘건재함’을 과시했고 전진은 기존 이미지를 버리고 ‘예능인’으로 재평가 받게 됐다. 그리고 이들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