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나 천연두는 과거 아이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의학 발전으로 이러한 질환에 대한 걱정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최근 아이를 둔 부모들의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으니 바로 아토피(atopy)이다. 그리스어로 ‘이상한’, ‘비정상적인’의 의미를 가진 아토피는 말처럼 아직 그 원인과 치료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아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남겨진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아토피 환자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치료법을 찾아내기 위해 각 나라의 의사들은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토피에 인생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수 없이 많은 아토피 환자를 치료한 한의사가 있다. 바로 아토피를 한방으로 접근해 치료하는 배독생기한의원 분당점 도영민 원장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도 원장은 아토피에 대한 걸어온 인생을 말했고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지적했다. ■ 처음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한의과 대학을 들어가기 전, 한의학에 대해 문외한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한 후 한의학을 접하면서 서양의학의 문제점를 보게 됐고, 인체와 질병에 대한 자연스러우면서도 본질적인 원리를 가진 한의학에 매료 됐습니다. ■ 왜 많은 질환 중 아토피 치료를 선택했나? - 사실 아토피라는 질병은 제 의지대로 뛰어든 분야가 아닙니다. 마치 운명처럼 아토피 분야에 몸담을 수밖에 없었죠. 10여년 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의료상담을 하고 있는데 한 아토피 환자분이 아토피 커뮤니티를 알려주셨습니다. 의학 정보를 전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말이죠. 환자 모임에 참여해 환자들 사이에서 오가는 정보들 중에 한약이나 민간요법에 대한 이야기들, 기본적인 의학적인 내용들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또한 최초로 공개진료를 하게 되었고, 중증 아토피 환자 4명을 4개월간 치료하면서 모든 정보를 공개하였습니다. 다행히 그 치료결과가 좋았었고, 4개월 동안 아토피에 대한 모든 정보들을 모으고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지금의 배독요법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 아토피 치료법 중 배독생기요법을 고집하는 이유는? - 배독생기요법이란 아토피의 원인이 피부에 공급되는 기혈이 정체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임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고안된 것입니다. 알러지에 대한 일반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백색 피부 묘기증이 나타난 경우, 손발이 차고 얼굴이 창백하거나 핏기가 없는 환자들의 아토피는 모두 기혈의 정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의 남용이나 열을 내려주는 치료는 오히려 근본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듯이 보이지만 피부의 모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수축하여 기혈의 정체반응을 더욱 가속화하게 됩니다. 때문에 배독생기요법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 아토피 치료 분야에서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아토피는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할 질환 중에 하나입니다. 중증의 아토피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대처는 근본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환경적인 문제들이 증가하고 식생활 패턴이나 일상 관리에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때문에 아토피를 알러지성 피부질환에 대한 개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스테로이드의 오남용도 고려해야 하고 아토피 환자들의 실상에 맞는 일상관리가 상식적으로 진행되어야 하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 스테로이드의 오남용에 대한 자각들이 확산되고 있고, 피부의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기혈의 정체를 풀어주는 치료법들이 조금씩 인정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 여러 아토피 환자가 생각납니다. 아토피를 치료하다가 결혼한 커플도 있습니다. 힘든 시간을 함께하면서 아토피도 치료하고, 평생 같이 할 인연도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보기에 좋더군요. 아이 아토피가 배독요법을 통해 치료되는 것을 보고, 아버지 되시는 분이 찾아와 아토피 전문 병원 설립을 제안 하셨던 것도 기억이 남네요. 또, 멀리 영국에서 홈페이지를 보고 아이를 데리고 찾아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몇 달 간 치료를 받고 아이가 좋아져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메일로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치료를 마쳤는데, 감사의 선물로 양주를 보내주셨습니다. 아토피라는 난치 질환을 치료하면서 만나게 된 고마운 인연들이 있다는 것이 보람인 것 같습니다. ■ 아토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아토피로 고생하는 중증의 환자들에게 항상 해 주는 이야기는 아토피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일 뿐이고, 아토피의 실체만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토피 환자들에게 희망을” 처음 제가 아토피 치료를 시작할 때 가진 생각이었습니다. 능력이 부족하여 많은 일들은 못했지만, 아직도 아토피로 고통 받고 있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희망을 가지고 매일 매일 자신의 삶과 피부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OSEN=생활경제팀]osenlife@osen.co.kr 배독생기한의원 도영민 원장의 진료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