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국민타자' 이승엽(33.요미우리)의 야구운명이 기축년 2009시즌에 결정될 전망이다. 올해 소속팀에서 제 기량을 펼쳐 보이지 못하면 선수생명을 걸어야 할 만큼 절대위기를 맞을 수 있다. 최대 관건은 '신뢰회복'. 이승엽은 올해로 일본진출 6년째, 요미우리 4년째를 맞는다. 지난 2007년까지 이승엽은 나름대로 성공적인 일본 적응기를 보냈다. 특히 요미우리 이적 첫 해였던 2006년엔 홈런 41개에 타율 3할2푼3리, 108타점, 장타율 6할1푼5리 등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2007년에도 홈런 30개, 타율 2할7푼4리, 79타점, 장타율 5할1리로 비교적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요미우리 4번 타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2년 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이승엽의 성적은 45경기 출전에 8홈런, 타율 2할4푼8리, 27타점이 전부다. 세이부와의 재팬시리즈땐 더욱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5차전에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수모를 당했다. 이승엽은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하라 요미우리 감독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하라 감독은 2009시즌을 구상하면서 "우리 팀 3,4번 타자는 결정됐다. 이승엽은 5번 후보다. 스프링캠프 결과에 따라 타순이 정해질 것이다"고 밝혔다. 하라 감독의 말처럼 요미우리 3번은 오가사와라, 4번은 라미레스로 정해졌다. 5번 자리를 놓고 이승엽을 비롯해 아베, 다카하시 등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부진으로 이승엽이 요미우리 중심부에서 서서히 배제되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2년 동안 이승엽을 괴롭혀온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일본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피해 타격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승엽은 이를 위해 어금니를 꽉 물었다. 일본투수들은 이승엽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몸쪽 위협구를 즐겨 던졌다. 이승엽은 "만약 올해도 몸쪽 위협구를 던지면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겠다. 나가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만일 이승엽이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한다면 계약 마지막 해인 2010년엔 기회조차 얻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대타 요원이나 2군에서 1년을 보낸 뒤 계약기간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나야 할 지 모른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최악의 가정이지만 허허벌판에 내던져진 이승엽은 자신을 원하는 일본 내 다른 구단을 기웃거리다 여의치 않아 국내로 돌아올 수도 있다. 위기에서 더욱 빛을 내는 이승엽, 야구팬들은 그의 재기를 굳게 믿으며 시즌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