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이색적인 외야 수비 훈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담금질에 나선 삼성의 외야진은 수비 훈련 때 야구공 대신 테니스공을 사용한다. 외야 수비 지도를 담당하는 김평호 코치도 펑고 배트가 아닌 테니스 라켓을 잡는다.
김 코치가 외야수들에게 강한 서브를 넣으면 선수들은 공을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달린다. 몸을 날려 공을 잡으면 동료들의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 반면 타구를 놓치면 폭소가 터진다. 속된 말로 몸개그가 따로 없다.
김 코치는 "테니스를 자주 치면서 야구와 접목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며 "동계 훈련 초반에 선수들의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풋워크와 타구를 쫓아자는 자세를 만들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언뜻 보면 일반 펑고와 비슷하지만 동계 훈련 초반에 선수들의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고 야구장에서 외야 훈련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야구공과 달리 공에 힘이 없어 끝까지 보지 않는다면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좋은 편. 최형우(26)는 "공이 끝에 가서 떨어지기 때문에 타구를 끝까지 쳐다보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수비 훈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우동균(20)은 "힘든 훈련이지만 공을 잡기 위해 끝까지 쫓아가며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외야 수비 강화를 위해 중견수 박한이(30)를 우익수에 배치하고 지난해 주전 우익수로 활약했던 최형우(25)를 좌익수에 배치한다. 발빠른 허승민(23), 배영섭(22), 우동균(20)이 중견수 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삼성이 테니스공 수비 훈련을 통해 외야 수비 향상에 도움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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