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중견 배우들 캐스팅 논란 왜? '배우가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9.01.14 07: 43

연기력을 인정받은 중견 배우들의 캐스팅 논란은 일반적인 그것과 사뭇 다르다. 중견 배우들은 겹치기 출연, 어울리지 않은 나이를 연기하면서 종종 구설에 오른다. 제작진들은 중견배우 스펙트럼이 넓지 않기 때문에 논란을 알면서도 캐스팅할 수 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비슷한 연배의 중견배우 박근형과 장용이 부자지간으로 캐스팅돼 논란이 되고 있다. 두 사람은 KBS 1TV 새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에서 부자(父子)로 출연 중이지만 실제로는 5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박근형과 장용은 각각 1940년생과 1945년생이다. 5살 위인 박근형이 ‘집으로 가는 길’에서 아버지 역을 맡았고 장용이 아들 역을 맡았지만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아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고려됐던 사안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물론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장용 아버지 역으로 실제 70대의 배우를 캐스팅하기는 힘들다. 그 연배의 배우가 극히 드물다. 배우 활동 자체가 쉽지 않고 더 나이를 먹으면 연기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견 배우들이 나이 때문에 캐스팅 논란을 겪은 건 처음이 아니다. ‘엄마가 뿔났다’에서도 시아버지 역의 이순재와 며느리와 딸을 연기한 김혜자, 강부자는 모두 6살 차이다. 아들로 나온 백일섭은 실제로는 9살 차이며 백일섭의 동생 강부자는 3살 많은 ‘누나’다. ‘너는 내 운명’에서도 어머니 사미자와 아들 장용은 5살 차이였다. 또 장용은 전작인 ‘너는 내 운명’과 후속작 ‘집으로 가는 길’에 연속 캐스팅돼 주목 받았다. 제작진은 “많이 고민했지만 아버지의 페이소스를 연기할 배우가 마땅히 없었다. 장용이 캐릭터에 적격이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중견 배우들의 겹치기, 연속 출연은 비일비재하다. 정애리는 ‘태양의 여자’에서 모질고 무정한 어머니로, ‘너는 내 운명’에서는 인정많고 따뜻한 어머니 역을 동시에 연기했다. 박근형은 ‘에덴의 동쪽’에 이어 ‘집으로 가는 길’, ‘돌아온 일지매’ 등에 출연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에서 매번 쪽같은 엄마, 아빠, 이모, 삼촌을 만나게 된다. 인지도 있는 중견 배우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겹치기, 연속 캐스팅이 이어진다. 게다가 어울리지 않는 나이차이의 배우들이 부자, 모녀, 형제자매 연기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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