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가 2009시즌부터 경기수를 확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선수 개인의 기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사간담회를 열고 종전 126경기 제도를 133경기 제도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야구관계자들은 경기수 확대는 곧 개인 기록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난도 있다. 하지만 더욱 풍성한 기록들이 쏟아지리라는 기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KBO와 구단들은 한국프로야구 경기수가 미국의 162경기나 일본의 144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기록 향상이나 경신에 불리하다고 여겼다. 게임수가 각 국가 프로리그 수준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경기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경기수 확대는 선수들이 마음껏 기록을 올릴 수 있고 곧 관중수입과도 연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133경기 체제 때 수립된 각종 개인 최고기록이 126경기제에서는 좀처럼 깨기 쉽지 않았다. 홈런의 경우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의 133경기제에서는 한 시즌 40홈런 이상이 세 차례나 나왔다. 하지만 126경기제로 바꾼 2005년부터는 40홈런이 '아련한 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시즌 최다홈런(이승엽, 2003년 56개), 최다타점(이승엽, 2003년 144타점) 등이 바로 133경기제 때 수립된 결과물들이다. 또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사이에 3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는 모두 27명이다. 시즌 평균 5.4명에 달한다. 그러나 126경기제로 치른 2005년부터 작년까지는 4년 동안 단 4명(2005년 서튼 35개, 2007년 심정수 31개, 2008년 김태균 31개, 가르시아 30개)에 불과했다. 시즌 당 평균 1명이다. 최다안타도 2000년부터 2004년사이에 150안타 이상을 친 선수가 39명이 나왔다. 그러나 2005년부터 작년까지는 단 6명(2005년 이병규 157개, 2006년 이용규 154개, 2007년 이현곤 153개, 2008년 김현수 168개, 정근우 154개, 조성환 151개)에 그쳤다. 평균으로 따져도 7.8명 대 1.5명 꼴이다. 160개의 안타도 올해 두산 김현수가 168개를 쳤을 뿐 2005년 이후 2007년까지 전무했다. 5년간의 133경기제에서 12명이나 나왔던 세자리수 득점 타자도 2005년 이후에는 종적을 감췄다. 세자리수 타점을 올린 타자도 24명이던 것이 5명으로 대폭 줄었다. KBO 정금조 운영팀장은 "이번 경기수 확대로 안타수는 10개 이상, 홈런수도 3~4개 정도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는 승수, 탈삼진, 세이브, 홀드 등 각종 투수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월요일 경기 시행으로 인해 선수들의 피로도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곧 경기력 저하로 연결될 수도 있다. 특히 선발투수보다는 매 경기마다 대기해야 하는 중간 계투진과 마무리 투수가 느끼는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또 이승엽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없다는 점에서 팀당 7경기를 더 한다고 해서 리그 평균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