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국내 투수보다 수준이 높겠지. 어차피 국내 A급 투수와 차이가 있겠지만 큰 차이 없을 듯 하다. 한 두 번 쳐보면 금방 눈에 들어오지 않겠냐".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공격의 핵 김태균(27, 한화)이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006년 1회 WBC에 참가했던 김태균은 이승엽(33, 요미우리)과 최희섭(29, KIA)에 밀려 기회를 얻지 못했고 대타로 나서 1타수 무안타(3볼넷)에 그쳤다. 지난 대회에서 조연이었다면 이번에는 이대호(27, 롯데), 추신수(27, 클리블랜드)와 더불어 대표팀 중심 타선을 책임질 전망. 지난 대회의 부진을 만회하고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중요하다. 지난해 잔부상에 시달렸던 김태균은 "지금은 좋아졌다. 감독님이 기대하신 만큼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 가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부담스럽고 힘들다는 생각보다 잘 할 것 같다"고 긍정의 힘을 믿었다. 내년 시즌이 끝난 뒤 해외 진출을 노리는 김태균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보여줄 각오. "나도 그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이번에 기회가 올 것 같으니까 신경 썼다. 가서 잘 하면 일본도 갈 수 있고 몸값도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하고 가면 더 신경쓰고 부담될 것 같다. 생각은 하되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해외 진출도 운대가 맞아야 한다. 내가 아무리 잘 해도 상대 팀에 주전 1루수가 있다면 갈 수 있겠냐". 국내 야구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대전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김태균은 홈런 비거리에 관한 물음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전구장이 작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고 그러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해본 사람만이 안다. 좁아서 잘 넘어갈 것 같은데 오히려 그렇지 않다. 바람의 영향도 심하고 제대로 안 맞아 넘어 가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잠실구장에서 3개 때렸는데 잘 맞았으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1회 대회에 참가한 뒤 그해 타율 2할9푼1리 123안타 13홈런 73타점 66득점에 그친 것을 두고 "캠프 때 방망이 많이 치고 연습을 많이 했어야 하는데 경기에 나가지 않고 훈련도 잘 안 했다. 시범경기까지 못했는데다 병역 혜택 받고 나태해졌다. 솔직히 '1년 쉬어가자'는 마음이었다. 지난 번에 실패했으니 이번에는 연습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태균은 "지난해 느낀건데 그동안 체력이 떨어지면 푹 쉬었는데 힘들수록 쉬는 것보다 웨이트 트레이닝하니까 더 낫더라"고 설명했다. 김인식 감독은 "(이)승엽이와 (김)동주가 빠진 상황에서 (김)태균이와 (이)대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대표팀의 중심 타선을 이끄는 김태균이 호쾌한 장타력을 뽐내며 김인식 감독에게 웃음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