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만족' 김성근, "지금 경기하면 우승한다"
OSEN 기자
발행 2009.01.14 16: 43

"지금 당장 경기하면 우리가 우승이야". 일본 고지 캠프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이야기가 나오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분위기가 바뀌었다. 133경기제 환원 소식에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감독자회의 참석은 무의미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던 SK 김성근(67) 감독이었지만 전지훈련으로 화제를 돌리자 목소리가 밝아졌다. 김 감독은 지난 13일 OSEN과의 통화에서 지난 10여 일간의 훈련 성과를 돌아보며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전에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 온 것 같다"며 "젊은 선수나 베테랑 할 것 없이 힘든 훈련량을 잘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김 감독이지만 지난 시즌 후 선수들에게 "올해 스프링캠프는 더한 지옥훈련을 시킬 것"이라며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 일본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이에 선수들은 휴식도 잊은 채 개인훈련을 통해 김 감독의 지옥훈련에 만반의 태세를 갖춘 것이다. 선수들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원점으로 돌아가 퍼펙트한 야구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SK 야구 전체의 레벨업이 당면 과제"라고 공언한 김 감독의 말을 충실하게 따른 셈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감독이기에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김 감독은 SK 선수단을 젊은 선수군과 베테랑 선수군 2개 군으로 구분했다. 이들은 매일 포지션별로 나뉘고 섞여 홍백전을 치르고 있으며 나이, 선후배 구분 없이 똑같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김 감독이 노리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젊은 선수들에게 실전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게 하고 있다. 단순히 훈련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를 치르면서 전체적인 팀 운용과 보조를 맞추게 하는 것이다. 경기의 흐름을 읽어내는 시야와 훈련을 통해 습득한 기량을 경기에 직접 접목시키는 방법을 은연 중에 터득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베테랑들이나 주축 선수들의 움직임이 그 교본이 된다. 베테랑들에게는 체력적인 한계를 통한 정신적인 부분을 일깨우고 있다.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다시 한 번 야구의 절실함을 느끼게 하고 체력적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결국 SK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의 바탕은 젊은 선수와 베테랑의 시너지 효과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이미 올해부터는 이중의 경쟁이 아닌 '삼중, 사중의 경쟁'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김 감독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그 어느 때보다 잘돼고 있다. 특히 김강민의 수술로 그 어느 곳보다 큰 공백으로 느껴질 중견수 자리에서 훈련 중인 작년 신인으로 내야 멀티플레이를 담당했던 모창민의 기대가 크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훈련을 보면 야수 중에는 모창민이 가장 좋다"며 "외야 수비도 안정세를 찾고 있고 타석에서는 장타가 살아나고 있다. 외야를 볼 수 있는 오른손 타자가 필요한데 그 숨통을 모창민이 풀어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김동건도 내야와 외야를 함께 보고 있고 이명기도 부쩍 성장, 박재상-조동화-박재홍으로 짜여진 외야의 백업도 견실해지고 있다. 반면 손지환의 예상치 못한 이탈에 대해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일본에 오기 전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보였다. 타격도 좋았다"면서 "한국으로 갈 때는 내 앞에서 울더라. 정말 안타깝더라"고 아쉬워했다. 손지환은 캠프 첫날 슬라이딩 도중 오른 발목이 부러져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지옥훈련을 통한 치열한 포지션 경쟁 속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 팀워크는 김 감독이 한국시리즈 3연패에 자신감을 나타낼 수 있는 당연한 무기가 되고 있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