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추워 죽는 줄 알았다". 지난 14일 대구 모처에서 만난 이승엽(33, 요미우리)은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광고 출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혀를 내둘렀다. 삼성 시절부터 CF 출연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이승엽은 각종 광고에 나섰지만 "이번 만큼 힘든 촬영은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승엽은 정관장 광고 제의를 받은 뒤 고민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대표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일본과의 준결승전,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천금 같은 홈런을 터트리며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이승엽은 100일간 2군 무대에 머무르며 타율 2할4푼8리(153타수 38안타) 8홈런 27타점 21득점에 그쳤다. 최근 2년간 구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승엽은 겨우내 맹훈련을 통해 자존심 회복을 선언한 상황 속에서 출연 제의를 거절할 계획이었다. 그는 "지난해 성적도 좋지 않아 광고 제의가 들어오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출연 요청을 받고 안 하는게 나을 것 같아 거절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고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이승엽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관장 광고는 지난해 일본 무대에서 부진을 겪는 이승엽이 피나는 훈련과 아내의 내조 속에 슬럼프를 극복하는 상황을 그리며 어려움에 빠진 대한민국 가정을 응원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힘겨운 오늘을 이겨내고 밝은 내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광고 컨셉트가 그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셈. 전문 모델 못지 않게 많은 광고에 출연했던 이승엽이 혀를 내두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9일 경산 영남대 야구장에서 재촬영에 나섰다. "연기력이 부족했다"는게 이승엽의 설명. 그는 아내 이송정 씨와 함께 낮 12시부터 4시간 넘게 그라운드 위에서 매서운 겨울바람과 사투를 벌였다. 이승엽은 그때를 떠올리며 한 마디를 던졌다. "어휴, 추워 죽는 줄 알았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