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설정의 드라마들이 시청자에게 큰 사랑 받고 있다. ‘아내의 유혹’ ‘에덴의 동쪽’ ‘꽃보다 남자’ ‘하얀 거짓말’ 등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화제의 드라마는 모두 ‘막장’ 논란 속에도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네티즌이 뽑은 최고의 막장 드라마 ‘너는 내 운명’ 종영 후 일일드라마를 평정한 게 SBS ‘아내의 유혹’이다. 14일 방송분도 34.6%의 전국시청률(AGB기준)을 기록하며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내의 유혹’은 당일 시청률뿐만 아니라 현재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한다. ‘아내의 유혹’은 아이러니하게도 명품막장드라마라 불리며 사랑 받고 있다. 철저하게 불륜과 복수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라인과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설정에 당위성을 선사한다. 하지만 MBC ‘사랑해 울지마’, KBS 1TV 새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 은 ‘막장’을 지양하고 ‘감동’을 추구하면서도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특히 ‘사랑해 울지마’는 잔잔한 감동으로 호평 받고 있지만 줄곧 10%안팎의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해 대조를 이룬다. ‘에덴의 동쪽’ ‘꽃보다 남자’ 등도 논란 속에 시청률 만은 돋보인다.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은 꾸준히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과 완성도도 떨어져 계속 비난 받고 있지만 역시 25% 안팎의 시청률로 고공비행 중이다. KBS 2TV ‘꽃보다 남자’ 역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납치, 폭행, 왕따, 자살, 음주가무 등이 전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드라마 현실상 동명만화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재현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어설픈 CG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반면 국내 최초 와인드라마인 SBS ‘떼루아’, 영화 같이 아름다운 영상을 자랑하는 ‘스타의 연인’은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막장의 원조 격인 아침드라마도 ‘건전하고 산뜻한 내용’으로 승부를 거는 건 위험하다. KBS 1TV TV소설 ‘청춘예찬’은 제목대로 아름다운 청춘을 예찬하는 밝고 건전한 내용으로 11.4%의 낮은 시청율을 보였다. ‘청춘예찬’을 제외한 모든 아침드라마가 불륜을 다루고 있다. 드라마 PD들은 고민이 빠졌다. 소신을 가지고 ‘작품성’과 ‘감동’을 추구하던 작품들이 시청률 연패하고 철저히 재미와 흥미 위주의 ‘막장 드라마’가 시청률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드라마 PD는 “소위 막장 드라마들이 잘되는 것을 볼 때마다 결국 그런 드라마가 갈 길인가? 라는 고민에 빠진다”고 털어놨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