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극 ‘쉬어매드니스’ 대학로 예술마당 2관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연극 ‘쉬어매드니스’(연출 변정주)의 결말은 없다. 쉼 없이 무대에 빠져든 관객만이 연극의 결말을 만들고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관객 참여형 연극의 독특한 발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오픈런으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손님들로 분주한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미용실 윗 층에 살고 있는 피아니스트를 살해했다. 여기까지는 여느 연극과 다를 바 없는 코믹 스릴러 연극이다. 하지만 관객의 추리력을 요구하는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형사들의 등장과 함께 관객들이 극 전개에 개입되기 시작한다. 1막은 벌어진 살인사건의 정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후 형사들은 본격적인 관객과의 게임을 유도한다. 용의자로 지목된 배우들은 살인사건이 일어나던 상황을 그대로 재구성하고 용의자의 거짓된 부분과 빠트린 부분을 관객들이 하나씩 집어내 배우들을 추궁한다. 본격적으로 관객은 증인이 되고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의 배우들은 용의자가 된다. 더욱 독특한 것은 뮤지컬이 아닌 연극무대에 인터미션이 있다는 것. 인터미션을 활용해 무대 밖에서 관객들과 형사가 증거를 찾는데 함께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터미션 동안에도 배우들은 계속해서 연기를 하고 있다. 덕분에 관객들은 ‘쉬는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선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범인을 찾아내는 게임은 배우들의 능청스러움에 더욱 혼란의 재미를 준다. 연출은 갑작스런 관객 추리에 대비해 여러 방향의 상황설정을 소화했다. 관객의 추리는 연출 손바닥 안에서 예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갑작스런 돌발상황을 대비해 연출은 다양한 질문에 해답을 대비책으로 준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런닝타임이다. 실지로 110분 공연이지만 시간을 맞추기는 어렵다. 그만큼 관객은 연극에 빠져 범인을 찾아내려 열중한다. 배우들의 알리바이가 확실해지고 관객과의 팽팽한 신경전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추적이 계속된다. 용의자의 심문을 통해 얻어낸 정보들은 관객들의 투표를 통해 지목된다. ‘쉬어매드니스’의 진정한 매력은 관객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연극을 관람하느냐에 달려있다. 공연의 40분간 관객이 집중한 만큼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100% 관객 참여형 연극의 진수를 보여준다. 즉, 연극이 무대 위에 배우들의 몫이라고만 생각하는 관객들에게 부담과 불쾌감 없이 자연스레 연극참여를 유도했다. jin@osen.co.kr 연극 ‘쉬어매드니스’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