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경험, 인생경험이 풍부한 세명의 여배우들의 솔직하고 대담한 성(性)이야기가 무대에 올랐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The Vagina Monologues)의 2009년판은 세 여자들의 ‘성기(Vagina)’에 대해 조금 더 솔직해지고 당당해진 모습으로 쉼 없이 관객과 대화를 시도했다. 16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 SM스타홀에서 공개된 2009년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여(女)성(性)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의식 전도사로 변신을 시도한 배우 이경미 최정원 전수경의 연극 하이라이트 장면의 시연을 비롯해 공개 인터뷰가 진행됐다. 3인의 배우들의 독백과 트라이어로그(Traialogue) 형식으로 변화를 시도한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토크쇼 형식의 자연스런 극의 전개와 3명의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의 파워풀한 입담으로 금기시 된 ‘여자의 성기(Vagina)’에 대해 유쾌하게 진행됐다. 2009년‘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배우 전수경의 작품소개로 시작됐다. 전수경은 “20년 동안 공연을 해 왔는데, 내가 이런 단어를 무대에서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일반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 여자의 성기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 그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소개한다”고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이어 “이 단어는 자칫 잘 못쓰면 왕따를 당할 수도 있고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다”며 연극무대에서 부끄러워하는 베테랑 전수경의 낯선 모습이 시선을 끌었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작품에 대해 연출자 이지나는 “20년을 함께 해온 베테랑 배우들이 진행하는 연극인 만큼 어떤 토크쇼의 형식도 따라하지는 않았다. 이 세 배우가 지니고 있는 캐릭터를 좋아하고 이들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토크쇼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솔직하고 거침없이 진행되는 극의 전개는 무대 위 배우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2009년판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여자의 성기(Vagina)’에 대해 원작에 충실한 사연 9개와 세 배우들의 100% 사생활의 노출로 토크쇼가 진행된다. 전수경의 작품을 설명하는 도입부에 이어 최정원의 ‘털이 많아 사랑받지 못했던’ 원작의 사연을 독백연기를 통해 보여주면서 자신의 사생활이 담긴 토크로 극이 진행된다. 배우 최정원에게 사생활 노출의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평소에 사우나도 함께 다니기도 하는 사이”라며 “뮤지컬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이 작품을 언니(배우 이경미)가 함께 하자는 말 한마디에 어떤 작품인지 묻지도 않고 하겠다고 했다”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지만 평소 생각했던 여자로서의 최정원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배우 이경미는 토크쇼 형식의 새로워진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대해 “우리들은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인데다 출산의 경험이 있는 배우들”이라며 “풍부한 경험이 있는 데다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사생활까지 알고 있는 우리들이기에 토크쇼의 자유로운 얘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라이트 장면의 두 번째 독백 ‘그가 그곳을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라는 원작의 사연을 편지형식으로 읽어 내려간 이경미는 “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며 “젊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아이를 빨리 낳았다”고 “이혼 후, 싱글 맘으로 딸아이를 키우면서 나 역시 ‘여성(性)’에 대한 생각한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깊이 있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 전수경은 처녀시절 성적인 수치심에 받았던 상처로 평생을 성생활을 하지 못했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눈물 속에 열연했다. 전수경은 “내가 연기한 할머니를 생각하면 정말로 가슴이 아프다”며 “닫혀있는 성(性)으로 인해 평생을 상처 속에 살아온 할머니를 통해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 했다. “우리가 이런 보여주는 이런 연극을 통해 ‘여자의 성기(Vagina)’에 대한 건강한 의식이 자리 잡히길 바란다. 그런 마음에서 이 연극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9년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배우들의 사생활까지 연극무대에 담아내는 것 자체가 기존 연극에서 보던 형식적인 틀을 깨 새롭게 시도됐다. 게다가 이 시대 어머니로,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배우 이경미 전수경 최정원의 캐스팅은 ‘여자의 성기(Vagina)’를 담아낸 이 연극의 거부감을 줄여 여자 위주의 관객에서 벗어나 대중들에게 부담없이 다가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프레스콜이 끝난 무대 위, 세 배우가 모여 입을 모으기를 “정형화되지 않은 작품으로 다가가려 한다”며 “어느 카페에 모여 우리가 수다를 떠는 것 같이 매일매일 무대 위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도 배우인 우리들의 사적인 것에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극이 전개되는 자연스러움 속에 적당히 체하지 않을 만큼 담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원작에 충실한 이지나 연출은 ‘여자의 성기(Vagina)’의 위대함을 이경미 전수경 최정원의 깊이 있고 성숙한 무대 인생에 담아 올렸다. 이들이 열연하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1월 16일부터 2월 28일까지 대학로 SM 스타홀에서 공연된다. jin@osen.co.kr 연출자 이지나(맨 왼쪽)와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세 배우 이경미 최정원 전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