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TV 인터뷰' 이택근, "한국 선수들,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 강하다"
OSEN 기자
발행 2009.01.17 14: 10

"일본 야구국가대표팀도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열심히 한다". 오는 3월 열리는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이택근(29, 히어로즈)이 한국 대표팀의 강점과 일본 야구팬들에게 자국 대표팀에 대한 격려를 당부했다. 이택근은 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원당구장에서 가진 일본 방송국 TBS와의 인터뷰에서 "WBC는 단기전이다. 꼴찌도 이길 수 있는 것이 야구라는 종목"이라며 "몇 경기 이겼다고 우리가 일본을 뛰어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팬들은 최근 한국야구가 일본야구를 뛰어넘었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라는 질문을 받은 뒤 답한 내용이다. 그는 "단기전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것이 야구"라며 "야구선수로서 국가를 대표해서 상대를 이기려는 마음은 다 똑같다. 두 나라 선수들은 국가대항전에서 지려는 생각은 없다. 그런 만큼 비난하고 욕하기보다는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결과가 나빴을 뿐이라고 생각해달라. 선수에게는 '수고했다'는 말한마디가 더 힘이 되고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1회 대회에서 우승을 안았지만 예선에서 두 번이나 한국에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또 작년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는 한국에 두 번이나 져 노메달에 그쳤다. 올림픽을 진두지휘했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일본 야구팬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아야 했고 선수들 역시 침울한 분위기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택근으로서는 똑같이 국가대표라는 명예를 걸고 싸운 동료로서 팬들의 자제를 부탁한 것이다. 이어 그는 최근 한국이 강해진 이유에 대해 "한국은 대회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야구인생이 달린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뛴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선수들은 연봉이 우리보다 월등한 만큼 소속 구단을 위해 몸을 사리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며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나 분위기가 그렇게 형성될 뿐인 만큼 욕을 해서도 욕할 수도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에 대해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무척 강하다"며 "미국이나 일본의 유명한 선수들을 만나도 절대 주눅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WBC 대회 출전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특별히 무서운 투수는 없으며 한 번씩 다 상대해보고 싶다"면서도 "스기우치, 우쓰미 등 왼손투수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본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마쓰자카 다이스케(29, 보스턴 레드삭스)와 직접 맞붙어 보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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