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김응룡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KIA는 지난 가을 남해 가을캠프부터 모토를 체력강화로 삼았다. '선체력 후기술훈련'의 기치 아래 매일 오전시간을 체력훈련에 할애했다. 선수들은 오전에 러닝 등 각종 체력강화 메뉴를 소화하고 오후에 기술훈련을 했다. 주전선수들이 가세한 1월 훈련도 마찬가지이다. 훈련스케줄을 보면 남해캠프와 다를 것이 없다. 주전들은 강력한 체력훈련을 힘겨워 하고 있지만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1시간 정도로 줄어들지만 체력강화는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 해 조범현 감독이 부임한 뒤 훈련메뉴를 보면 체력훈련이 거의 없었다. 매일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고 곧바로 기술훈련에 돌입했다. 기초체력 없이 기술훈련에 전념했고 스프링캠프부터 결국 부상선수들이 속출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공교롭게도 KIA는 2004시즌부터 성적이 추락했는데 이유는 매년 부상선수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일본인 트레이닝 코치를 영입하면서 기초 체력훈련을 소홀했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체력훈련을 할 것으로 믿은 것이 낭패였다. 이전까지 KIA는 김응룡식 야구가 지배했다. 김응룡 감독은 강력한 체력을 우선한다. 체력훈련에 많은 공을 들인다. 기술훈련은 그 다음 이야기이다. 체력없는 훈련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성한 감독이 이끌었던 2004년까지 타이거즈를 지배했던 야구였다. 실제로 선수들의 부상이 별로 없었고 성적도 훌륭했다. 이번 KIA의 체력훈련 강화는 5년 만에 김응룡식 훈련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다만 다른 것은 조범현 감독은 여전히 기술훈련의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조 감독은 "훈련속에서 길을 찾겠다"며 스프링캠프에서 강력한 훈련을 예고했다. 체력훈련과 별도로 지난 해와 다르지 않는 기술 훈련량을 주문하고 있다. KIA의 체력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성현 트레이너는 "지난 4년동안 선수들의 체력은 부족했고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며 "아직까지 우리 선수들은 주변에서 시켜야 한다. 스스로 준비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번 2월까지 체력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예년과는 다른 야구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KIA는 전력보강 없이 새로운 시즌을 맞는다. 그러나 KIA에게 기대는 성적은 4강,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때문에 부상선수의 최소화는 절대 목표이다. 강인한 체력훈련을 앞세우는 김응룡식 야구로의 회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