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맷 브라더스' 앞세워 우승 노린다
OSEN 기자
발행 2009.01.18 14: 45

우완 맷 랜들(32)을 잔류시킨 동시에 맷 왓슨(31) 영입으로 '5번 타자 공백'을 메운 두산 베어스가 '2전 3기'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현재 일본 미야자키서 전지 훈련 중인 두산은 외국인 선수 두 명의 합류로 팀 전력 상승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9승을 올리는 데 그쳤으나 포스트 시즌서 제 몫을 해내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회복한 랜들과 외국인 타자로는 보기 드물게 인내심을 발휘한 좌타자 왓슨은 18일 전지 훈련에 본격 합류한다.
지난 시즌까지 4시즌 통산 49승 32패 평균 자책점 3.41로 두산 선발진의 '필수 요소'가 된 랜들은 팔꿈치 부상에 대한 위험에서 벗어난 만큼 다시 10승 이상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랜들은 2008 시즌 9승 9패 평균 자책점 4.48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나 "시즌 후반까지 던지면서 '이제 팔꿈치가 아프지 않다'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았다. 부상 없이 활약하면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라며 2009시즌 소감을 밝혔다.
여타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 비교적 젊은 나이이던 만 28세에 한국 무대를 밟았던 랜들은 두산에서 기량을 발전시킨 케이스다. 2005시즌까지 스트라이크 존 좌우를 걸치는 직구,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했던 랜들은 2006시즌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흐트러 뜨린 뒤 빠른 직구를 결정구로 삼으며 그해 16승을 거뒀다.
직구 구위가 이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평을 받기도 했으나 랜들은 "지난해에는 시즌 초에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시 구위를 되찾아 팀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페넌트레이스서 150⅔이닝을 던졌지만 이전에 느꼈던 팔꿈치 통증은 전혀 없었다. 부상 없이 반드시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5년 만에 두산이 만난 외국인 타자 왓슨은 두산 전력의 변수다. 김 감독은 감독 재임 첫 해인 2004시즌 이후 5년 만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데 대해 "팀 내 야수 유망주들의 입지가 좁아질 위험이 있어 그동안 외국인 타자 영입은 삼가해왔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왓슨의 영입은 공,수 양면에 많은 비중을 할애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5번 타순서 정확성을 발휘한 홍성흔(32)의 대체재를 찾은 것과 같다.
홍성흔의 이적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11월 27일, 김 감독은 때마침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서 "부활한 홍성흔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던 바 있다. 이적 소식을 뒤늦게 접한 이후 "이적이 결정된 만큼 옮긴 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한다"라며 홍성흔의 앞날을 축복한 김 감독이었으나 그의 이적은 5년 만에 '외국인 타자 카드'를 꺼내 들 정도로 파급이 컸다.
지난 시즌 간결한 스윙을 앞세워 3할3푼1리(2위) 8홈런 63타점로 부활한 홍성흔이었으나 출루율 3할7푼을 기록한 그를 인내심있는 타자로 보기는 어려웠다. 10시즌 통산 타율 2할9푼1리에 107홈런 594타점을 기록한 그의 통산 출루율은 3할4푼6리였다. 시원스러운 스윙으로 두산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타자가 되었던 홍성흔이었으나 타격에 상응하는 탁월한 출루 능력으로 그 이상의 파급 효과를 내뿜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반면 왓슨은 출루 능력에서 동급 타자들에 비해 더 좋은 능력을 발휘했다. 초구에 절대 배트를 휘두르지 않고 포크볼, 체인지업 등에 약점을 비추는 등 소극적인 배팅을 보여주며 지바 롯데 시절 약점을 노출했으나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 능력이 일본 투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국내 무대서는 조금 더 좋은 대처 능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왓슨은 시즌 후 윈터 리그서도 2할7푼1리 6홈런 18타점에 출루율 3할9푼5리, 장타율 5할2푼3리를 기록했다. 두산이 애초 김동주(33)를 잔류시킨다는 가정 하에 데려온 왓슨임을 감안하면 장타 양산 면에서도 크게 걱정할 거리는 없다. 왓슨은 김동주가 아니라 홍성흔을 대신해 영입 된 타자이기 때문이다.
출루 능력을 갖춘 왓슨의 영입으로 2004시즌 이후 '거포'가 아닌 '스프레이 히터'로 변모하던 4번 타자 김동주는 조금 더 '이기적인' 당겨 치기를 구사 할 가능성이 커졌다. 외야 및 1루 수비가 크게 뛰어난 선수도 아니기 때문에 이는 우익수 및 1루, 지명타자 요원들에게도 '절박함'을 기본으로 한 동기 부여를 낳을 예정이다.
외국인 선수 제도는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생겨난 제도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서 선발진의 상대적 취약을 절감한 동시에 SK와의 한국 시리즈서 '결정력 부재'로 무릎을 꿇었던 두산이 '맷 브라더스'를 앞세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랜들-왓슨.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