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를 총괄하는 두 기관의 수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것은 물론 아마야구를 지원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공석인 가운데 28일로 임기가 끝나는 민경훈 대한야구협회 회장 자리를 놓고 자천타천 후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식있는 야구인들은 이참에 KBO 총재가 겸임해야 한다고 주장, 눈길을 끌고 있다. 아마야구를 걱정하고 있는 야구인들은 “프로와 아마의 행정이 통합되면 한층 야구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연간 1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낼 인사가 회장으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연간 15억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는 KBO의 수장인 총재가 아마야구 회장까지 겸직하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한 중견 야구인은 “KBO 총재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마야구 수장까지 맡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새로 선임되는 KBO 총재가 아마야구도 맡는 것을 수락하면 곧바로 자리를 내어줄 인사가 아마야구 회장이 돼야 한다”면서 “지원금은 별로 내지 않고 능력도 없는 인사가 명예만 가지려는 것은 반대한다. 그렇게 되면 야구발전은 커녕 퇴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오는 29일 대의원총회에서 21명의 대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제20대 회장직을 놓고 현재 2명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2007년 6월 이내흔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후 직무대행을 거쳐 8개월짜리 제 19대 회장으로 취임했던 민경훈 회장이 출마할 뜻을 피력하고 있다. 민회장은 원칙적으로 “아마야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능력있는 인사가 올 경우 물러나겠다. 그 전까지 과도기적으로 협회를 이끌고 싶다”는 자세이다. 민회장은 야구인 출신이며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이라는 큰 기업의 CEO를 거쳐 경영 능력도 있어 회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맞서 일부 지방 대의원과 집행부 인사들은 정치권 인사를 후보로 추대할 분위기이다. 이들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모 국회의원을 차기 회장으로 내세우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O 총재에 정치권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에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아마야구 수장까지 정치권에서 맡게 되는 점이 부담스런 부분이다. 진정 아마야구 나아가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기를 기대해본다. 어린 학생 야구선수들의 미래를 책임질 성인 야구인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