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도 많은 우울증, 원인과 증상은?
OSEN 기자
발행 2009.01.19 16: 12

김지영(가명, 여, 37) 씨는 약 1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이 갑자기 삶에 재미가 없어지고, 의욕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증상이 생겼으며, 최근 들어서는 심심치 않게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도 하게 되었다. 슬하에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에 다니는 두 아이들이 있는데, 큰 사고를 치거나 하는 경우도 없고 공부도 곧잘 하는 아이들이다. 남편도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크게 다투는 일도 없었다. 불경기라고는 하지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있는 상태도 아니다. 최근 이렇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가 어려워서, 가족중에 누군가가 스트레스를 주어서 등등의 이유를 붙이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주변의 상황과는 상관없이 이런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하듯이 누구에게나 쉽게 나타날 수 있으며, 또한 기분전환만 잘 하게 된다면 누구나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정서 상태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우울증이라는 정서 상태가 가볍게 끝나기보다는 극단적인 경우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울한 상태가 일정한 기간 동안 지속되고 스스로 기분 전환하는 것이 도움이 안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조언이나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울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나타날 수가 있다. 첫째로 자기비하 즉 죄책감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이 스스로 혹은 타인에게 미안한 감정이 지나치다 보면 스스로를 비관하게 되고, 이런 죄책감 때문에 우울한 감정이 올 수 있다. 위의 김지영 씨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즉 겉으로는 큰 문제없이 보이는 가정생활이었지만, 아이들이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러 번 야단을 쳤지만, 자신의 생각만큼 공부에 열중하지 않는 모습이 늘 못 마땅했다. 또한 남편의 늦은 귀가가 비록 열심히 일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늦을 때마다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화가 났지만 완벽한 가정을 항상 꿈꾸었기에 자신을 스스로 책망하고 항상 참고 있었다. 결국 자신이 늘 꿈꿔오던 가정의 모습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을 스스로 의심하고, 자신의 능력이 모자람을 한탄해오던 것이 이런 우울증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둘째로 자기연민이다. 자신은 항상 다른 사람들보다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고 재미있게 사는데 나는 언제나 불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감정이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중에 '엄친아', '엄친딸'이 있다. 즉 나보다 훌륭한 사람들과 자의든, 타의든 비교가 되면서 스스로를 약자, 능력없는 사람, 무엇을 해도 항상 실패하는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연민에 의한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상황에 감사해야 하며, 나보다 나은 사람과 비교하면서 자기연민에 빠지기 보다는, 나보다 나은 사람의 장점을 본받아서 “나도 열심히 하면 저 사람처럼 될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셋째로 타인연민이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지속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그들의 마음 상태가 전달되면서 나의 마음에도 우울한 정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까운 사람의 죽음의 소식을 들을 경우에도 이러한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나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얘기에도 감정이입이 될 경우에 마찬가지로 우울한 정서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나친 것은 없는 것만 못하다”는 우리나라의 속담처럼, 과도한 감정이입은 자기 스스로에 상처를 입힐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은 몸과 마음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런 몸과 마음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음의 병이 신체적인 증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고, 몸의 병이 마음에 영향을 미쳐서 우울한 감정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따라서 우울증 치료에는 몸과 마음을 함께 치료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한방정신과에서 우울증을 치료할 경우에 마음의 문제는 심리상담과 최면치료 등의 방법으로, 몸의 문제는 한약복용을 통해 신체적인 증상을 조절해주는 방법으로 우울증의 치료가 가능하다. 우울증의 진단 기준(DSM-IV) ① 하루의 대부분, 그리고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 이러한 우울한 기분은 주관적인 보고(슬프거나 공허하다고 느낀다)나 객관적인 관찰(울 것처럼 보인다)에서 드러난다. 다만, 소아와 청소년의 경우는 과민한 기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② 모든 또는 거의 모든 일상 활동에서 흥미나 즐거움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있다. 이러한 흥미와 즐거움의 저하는 하루의 대부분 또는 거의 매일 나타나며, 주관적인 설명이나 타인에 의한 관찰에서 드러난다. ③ 의도적으로 체중조절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에서 현저한 체중감소 또는 체중증가(예: 1개월 동안 5% 이상의 체중 변화)가 나타난다. 또는 식욕의 현저한 감소나 증가가 거의 매일 나타난다. ④ 거의 매일 불면이나 과다수면이 나타난다. ⑤ 거의 매일 나타나는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를 나타낸다. 이는 주관적인 좌불안석감이나 타인에 의해서 처진 느낌이 관찰될 수 있다. ⑥ 거의 매일 피로감이나 활력의 상실이 나타난다. ⑦ 거의 매일 무가치 감 또는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낀다. 이는 망상적일 수도 있으며, 단순히 병이 있다는 것에 대한 자책이나 죄책감이 아니어야 한다. ⑧ 거의 매일 사고력이나 집중력의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이 주관적인 호소나 관찰에서 나타난다. ⑨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단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특정한 계획 없이 반복되는 자살에 대한 생각, 또는 자살기도나 자살수행에 대한 특정한 계획을 지니고 있다. 도움말:압구정하늘토한의원 최형석 원장(사진) [OSEN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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